<사설>허위 정황 더 짙어진 김봉현 주장, 秋 지휘권 철회돼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향해 휘둘렀던 지휘·감독권의 정당성·합법성 의문이 급속히 커졌다. 주요 근거가 됐던 ‘김봉현 옥중 입장문’의 허위 정황이 더욱 뚜렷해지고, 검사 향응 주장 역시 ‘금융감독원 검사역’ 향응이 둔갑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라임 펀드 사건의 핵심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입장문에 적시된 주요 주장들은 앞뒤가 맞지 않거나 당사자들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김 씨는 지난 16일 공개된 1차 입장문에서 작년 7월쯤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 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고, 그중 1명이 라임 사건 수사 책임자로 왔다고 주장했다. 21일 2차 입장문에서도 이들이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 있던 검사라며 이들의 사진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사들을 김 씨에게 소개해 줬다고 지목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김 씨를 면회해 수사팀의 면면과 그중에 대우조선해양 사건 때 독하게 수사한 검사를 얘기해준 적이 있는데 이들이 술 접대를 받은 검사로 둔갑했다”고 했다. 고급 술집 접대는 지난해 8월 구속된 전 청와대 행정관이 금감원의 ‘라임 조사계획서’를 빼내기 위해 금감원 ‘검사역’을 불러 이뤄졌고, 당시 옆방에서 김 씨가 행정관에게 이 문서를 전달받았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이 행정관의 판결문에 나오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당시 술값 650만 원은 김 씨가 결제했다고 한다.

야권 인사 연루를 진술했지만 검찰이 뭉갰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22일 국감에서 윤석열 총장은 “대부분의 수사가 다 이뤄져 마무리 단계”라며 반박했다.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무장관의 수사 지휘가 반드시 검찰총장을 통하도록 한 것은 수사 독립성을 위한 장치인데, 추 장관의 지휘권은 근거도 부실하고 효과는 정반대로 작용했다. 징계에 의하지 않은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박탈은 위법 및 직권남용에 해당될 수 있다. 이제라도 지휘권을 철회해 다시 윤 총장에게 지휘를 맡기고 부실 수사 여부에 대한 책임은 나중에 따지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