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반도체 신화’ 일군 李회장 이건희(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2010년 5월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서 시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건희 ‘인적 네트워크’ 눈길
해외석학 등 방한땐 자택 초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 나눠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부터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탄탄한 글로벌 인맥을 구축해온 대표적인 경영자로 꼽힌다.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기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도 직결된 사안인 만큼 최근 재계에서 부상한 3·4세 경영인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해외 석학이나 CEO 등이 방한하면 이들을 자신의 집무실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承志園)으로 초청해 사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이 승지원에서 만난 인사는 빌 게이츠 전 회장을 비롯해 제프리 이멀트 전 GE(제너럴 일렉트릭) 회장, 멕시코 통신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 스웨덴의 삼성가로 불리는 발렌베리 일가, 리카싱 홍콩 청콩그룹 회장 등이 망라돼 있다.
이 회장의 인맥은 재계 인사에 국한되지 않았다. 세계 유력 정치인도 두루 만난 이 회장은 지난 1992년에는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단독으로 면담했다. 중국 국가주석 장쩌민(江澤民)과 부주석 시절 후진타오(胡錦濤) 등 중국 실력자들과도 두루 접견했으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등과도 자리를 함께했다.
예체능계 인사들과의 친분도 두터웠다. 이 회장은 지난 1998년에는 마이클 잭슨을 승지원에 초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만큼 세계 각국의 IOC 위원을 비롯해 체육계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을 쌓았다.
이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 상학부에서 공부한 인연으로 일본 기업인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명예 회장과 고 요네쿠라 히로마사 스미토모화학 회장(전 게이단렌 회장) 등과 활발히 교류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총수의 경우 워낙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인맥을 쌓기가 쉽지 않은데 이 회장은 유독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며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원천인 만큼 3·4세 경영인들도 이를 본받아 좀 더 과감하게 행동하고 우리 사회도 그런 것을 용인해주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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