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과 장벽 허물고 통합진료… 癌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태원(사진 왼쪽 네 번째)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과 유창식(〃 첫 번째) 서울아산병원 외과장 등 암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치료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美 뉴스위크誌 선정 ‘암 분야 세계 7위’ 서울아산병원

내과·외과·방사선종양학과 등
관련 진료과 의료진 함께 협의
2006년부터 암통합진료 시작
작년 4800건…국내최다 수준

14개 암종의 데이터 수집해
자동 입력 시스템 구축 성공

환자들의 임상정보도 시각화
유전자 검사 등 손쉽게 파악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글로벌 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와 함께 ‘2021 임상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을 최근 발표했다. 전 세계 21개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암, 내분비, 심장 등 3개 임상 분야에 대한 평가 결과를 최근 발표했는데, 서울아산병원이 모든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그중 암 분야에서는 미국의 엠디앤더슨 암센터,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다나파버 암연구소, 메이요 클리닉 등 암 치료에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의료 기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7위를 차지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이 세계 정상급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뉴스위크와 스타티스타의 평가 방식은 추천점수(60%)와 순위점수(40%)에 기반해 산정됐다. 추천점수는 한국을 포함한 21개국의 의사·보건 전문가·병원 관리자 등 의료종사자 4만여 명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점수이며, 순위점수는 내분비내과·종양내과·심장내과 등 6개 분야 전문가들의 병원 순위 평가를 반영한다. 공신력이 높은 평가인 셈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초에도 뉴스위크가 발표한 세계 100대 병원 종합 순위에서 국내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서울아산병원이 암 분야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국내에서 연간 가장 많은 암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연 평균 2만여 건의 수술을 하고 있으며, 연간 약 92만 명의 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2006년부터 암 통합진료를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다 수준인 4800여 건이 넘는 암 통합진료를 실시했다. 암 통합진료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까다로운 암 환자를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관련 진료과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최적의 치료법을 세우는 시스템이다. 특히 유방암, 폐암, 대장암, 두경부암, 식도암, 담도암, 췌장암 등에서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병원을 찾은 중증 대장암 환자들에게 다학제 통합진료를 실시한 결과, 무려 13% 정도가 기존보다 더욱 최적화된 방향으로 치료 계획이 변경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2017년 진료와 연구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암병원 데이터센터’를 개소했다. 암을 잘 치료하는 것을 넘어 그동안 쌓아 온 임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암 환자 개인별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임상 데이터는 특정 질환이 있는 환자의 약제 처방, 수술, 방사선 치료, 병리 및 진단 검사, 영상 검사 등의 포괄적인 정보다. 그동안은 각 진료과 및 의료진별로 각종 암 데이터가 흩어져 있어, 연구자가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한꺼번에 분석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데이터센터는 대장암, 유방암, 위암, 폐암, 간암, 비뇨기암, 부인암 등 14개 암종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실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암종별로 수집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발생하는 임상 데이터들이 자동으로 입력되는 시스템 역시 구축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 내 환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들을 제거하는 한편, 연구용으로 사용할 때 병원 내 임상연구심의위원회 승인을 거쳐 데이터에 새로운 ID를 발급해 2중으로 비식별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종양내과)은 “서울아산병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는 ‘보건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최근 선정됐는데, 서울아산병원 암병원도 사업에 참여해 국내 위암 빅데이터 표준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지금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은 암 환자 40만여 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유전체 정보와 검사, 수술, 약제 등 환자의 임상 정보를 통합적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도 올해 3월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기존에는 의사가 암 환자를 진료할 때 환자의 유전체 정보와 치료 기록 등을 보려면 일일이 항목별로 들어가서 봐야 했다.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을 이용하면 환자들의 전체적인 임상 정보를 그래프, 표 등을 통해 한 화면에서 확인하고 유전체 검사 정보까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어, 의료진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돕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