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WS 우승 축하 LA 거리행사, 약탈· 폭력 얼룩

일부 시민 물건 훔치고 폭행
경찰, 난동 부린 8명 붙잡아

코로나 방역 지침 어긴 터너
MLB 사무국 “조사할 예정”

LA 다저스가 32년 만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자 흥분한 연고지 LA 시민들이 거리에서 난동을 부려 경찰에 붙잡혔다.

LA타임스는 29일 오전(한국시간) “LA 경찰이 다저스 우승을 축하하는 거리행사에서 8명의 시민을 약탈, 경찰관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전날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3-1로 꺾고 4승 2패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LA시 당국과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길거리 축하행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많은 팬,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폭죽을 터트리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자정을 넘기면서 일부 시민은 상가 유리창을 깨고 약탈했으며, 도로 한복판에서 식료품 배달 트럭을 막아선 채 트럭 문을 부수고 물건을 통째로 훔치는 등 소란을 피웠다. 경찰은 거리로 몰려든 시민을 해산하기 위해 고무탄과 섬광탄을 터트렸으며 일부 시민은 경찰관들을 향해 유리병을 집어 던지고 순찰차 창문을 부수는 등 반발했다. LA 연고 구단의 우승을 축하하는 거리행사가 잇따라 열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일 LA 레이커스는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고, 이때도 많은 팬이 거리에서 축하행사를 열었다.

한편 MLB 사무국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긴 저스틴 터너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루수인 터너는 전날 6차전 도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교체됐지만, 우승 세리머니에 참가했고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터너는 27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터너는 향후 자유계약(FA) 선수가 되기에 그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아무도 막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저스 동료들도 “그는 우리 팀의 일원”이라며 터너를 두둔했다.

하지만 MLB사무국은 “보안 요원이 터너의 경기장 안 재입장을 제지했지만, 터너가 무시하고 들어갔다”면서 “터너는 자신과 접촉한 모든 사람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반박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