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군철수 협박해 韓 갈취안해… 비핵화 원칙대로 추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기고문 통해 트럼프 정책 비판
“韓, 피로 맺어진 강력한 동맹
평화 지키기 위해서 동맹강화”
“Katchi Kapshida”로 마무리

조 바이든(사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현지시간) 한·미 동맹을 “피로 맺어진 동맹”으로 칭하면서 “주한 미군 철수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extort)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후보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원칙에 입각한 외교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가 한국 언론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대한반도 정책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Hope for Our Better Future)이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말은 중요하다. 그리고 대통령의 말은 훨씬 더 중요하다”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우리의 군대를 철수하겠다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기보다는, 동아시아와 그 이상의 지역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동맹을 강화하면서 한국과 함께 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한·미 동맹을 “피로 맺어진 동맹”이라고 표현한 뒤 “한국은 공동번영과 가치, 안보의 증진, 국제사회의 도전 대처에 있어 강력한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비판과 함께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또 “나는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관여하고 비핵화한 북한과 통일된 한반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지난 22일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기 위한 조건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그가 핵 능력을 축소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이라며 비핵화 합의가 전제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는 다만 “북한에 있는 가족과 이별한 한국계 미국인을 재회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대북 교류 가능성을 열어뒀다.

바이든 후보는 △이민 시스템 수정 △미등록 한국인 시민권 로드맵 제공 △한국인 입양아의 미국인 인정 등 한국인 이민자를 위한 공약도 소개했다. 바이든 후보는 영어 철자로 한·미 동맹 상징 문구인 “Katchi Kapshida(같이 갑시다)”로 글을 마무리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