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연결고리’ 수사진전 없었던건 ‘이성윤의 눈치보기’ 탓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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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 ‘이진석기소’ 지연의혹

송철호 울산시장 공약 수립과정
靑 수석·비서관 등 개입한 혐의

수사팀,작년12월 KDI압수수색
5월엔 기재부 국장 소환 거쳐
李 혐의관련 법리 검토뒤 ‘보고’

올 1월 기소가 이뤄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검찰의 수사가 11개월 넘게 공전하는 가운데 수사팀 내에서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당시 사회정책비서관)의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된다는 기소 검토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번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이 관련 의혹 수사에 대해 기소 검토를 미루면서 뭉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 1월 1차 기소 이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당시 부장 김태은)는 ‘산업재해모(母)병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발표 시점에 대해 이 실장 등 청와대 인사가 개입한 정황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아 왔다. 올 5월 중순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을 지낸 고위 공무원 A 씨를 소환조사한 것도 이 같은 수사의 일환이었다. 지난해 12월 기재부 재정관리국과 산재모병원 예타 조사를 진행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수사팀은 올 8월 검찰 인사로 전국으로 흩어지기 직전에 관련 자료와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실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혐의와 법리 검토 등을 담은 내부 보고서도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검찰은 실제로 이 실장에 대한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사팀은 지난 2017년 10월 12일 송철호 울산시장이 선거 준비 과정에서 청와대를 방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당시 보건복지 분야를 총괄하는 사회정책비서관이었던 이 실장을 만나 자신의 선거에 활용할 목적으로 산재모병원 예타 결과 발표 연기를 부탁한 것으로 봤다. 산재모병원 건립은 당시 송 시장의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다. 실제 6월 13일 지방선거를 불과 20일 앞둔 5월 24일 기재부는 산재모병원 백지화를 발표했다. 수사팀은 그 배경에 이 실장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해 왔다. 하지만 수사가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추가 기소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검찰 내부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1차 기소 당시 이 실장 등을 제외한 산재모병원 예타 결과 발표 시점에 관여했던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환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 4월 총선 이후 ‘윗선’에 대한 추가 수사 및 기소가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했지만 이후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윤정선·이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