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의장 출신 ‘비둘기파’ 옐런, 의회와 경기부양 협상 나설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유세장의 케리 차기 미국 행정부의 기후변화 특사로 23일 지명된 존 케리(왼쪽) 전 국무장관이 지난 2월 1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민주당 유세에서 조 바이든 당시 대선 후보와 이야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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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여성 재무장관

적극적 재정지출 ‘케인스주의자’
이중침체 막는 막중한 과제 안아
“바이든號서 가장 까다로운 자리”
옐런 재무 낙점소식에 증시 호조

재닛 옐런(74)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어떤 경제정책을 펼칠지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옐런 전 의장은 재무장관으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해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출발해야 한다. 옐런 전 의장이 적극적 재정 지출을 옹호하는 전형적인 ‘케인스주의자’여서 현재 의회에 막혀 있는 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 협상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은 이날 “바이든 당선인이 재무장관 후보자에 옐런 전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시 브루클린 태생인 옐런 전 의장은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노동 경제학자다. 하버드대 조교수와 Fed 이사회 이코노미스트, 영국 런던정경대 강사를 거쳐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활동하다가 2014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Fed 의장에 지명됐다. 옐런 전 의장은 재임 기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통화정책을 지휘하면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노동시장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4년의 재임 기간에 기준금리를 5번밖에 올리지 않았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 본인의 임기 말에야 비로소 금융위기 시절 양적완화에 따라 Fed가 매입한 4조 달러 규모의 자산을 축소하기 시작하는 등 매우 신중한 캐릭터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018년 임기를 마친 옐런 전 의장은 연임을 희망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앉히면서 단임으로 물러나야 했다.

시장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의 선택에 대해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탈환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또 탄소배출세 도입을 주장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민주당 진보 진영으로부터도 호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옐런 전 의장의 최대 과제는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섬세한 줄타기와 의회에 막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부양책 조기 협상이다. CNBC는 “지금은 독특하고 수많은 경제적 난관에 직면해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까다로운 자리를 맡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융시장은 옐런 전 의장의 재무장관 낙점 소식에 1%대 상승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앨리 매카트니는 “옐런은 더블딥(이중 침체)을 피해야 하는 과제를 두고 안심할 수 있는 지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은 그리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