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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28일(土)
野가 덥석 문 ‘윤석열 국정조사’…이낙연 당 안팎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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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2020.11.27.
윤석열 직무정지에 바로 국조 카드…與서 제동
‘尹 멍석 깔아줄라’ 우려…野는 “폭로의 장” 반색
“감찰과 수사 지켜봐야” 후퇴에도 역공 계속돼
野, 국조요구서 제출 “안 받으면 이낙연 레임덕”
통신비, 호텔 임대, ‘아파트 환상’ 악재 연이어
대세 흔들려 페이스 잃나…“그럴수록 여유있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를 발표한 바로 다음날인 25일 가장 먼저 국정조사를 언급했지만, 이를 야당이 받아들여 역공을 펴자 성급하게 빌미만 제공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대표는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법무부가 밝힌 윤 총장의 혐의는 충격적이다. 가장 충격적인 건 판사 사찰”이라며 “법무부의 규명과 병행해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당에서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도리어 여당, 특히 윤 총장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정조사에 제동을 거는 발언이 이어졌다.

율사 출신 박주민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국정조사로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 나와 ‘법무부 징계 절차’ 이후 논의를 주장했다.

여당이 국정조사에 미온적 태도로 나온 데에는 자칫 윤 총장에게 ‘멍석’을 깔아주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윤 총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등 원맨쇼에 가깝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가운데 장광설과 폭탄 발언을 쏟아내 압도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실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 발언이 나온 당일 ‘추미애 국정조사’로 맞불을 놓았고, 하태경 의원은 26일 “오히려 윤 총장의 정당성과 추 장관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추 장관 없는’ 국정조사를 받아들이자는 주장까지 했다.

25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국민의힘이 윤 총장을 출석시키려 하자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누구와 얘기해서 자기 멋대로 온다는 것이냐”면서 15분만에 법사위를 산회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 대표는 27일 최고위에서 “법무부 감찰과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회는 국회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야당을 향해선 “심각한 문제마저 정쟁이나 정치게임으로 끌고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측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선 국정조사를 못하도록 돼있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대응과 관련해선 원내지도부로 공을 넘겼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 선회에도 야당은 국정조사 이슈를 부각시키며 이 대표를 끌고 들어가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27일에는 당 소속 의원 103명과 국민의당 의원 3명, 무소속 의원 4명까지 총 110명 공동 발의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 등으로 인한 법치 문란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당대표가 강하게 국정조사를 검토하라고 했는데 당에서 거부하면 대표의 레임덕이 온 것이냐”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가 불러온 국정조사 공방을 놓고 당내에선 부정적인 평이 많다. 코로나 접촉으로 이 대표가 자가격리에 들어간 탓에 메시지 혼선이 빚어졌다는 지적부터 이 대표의 ‘판단 미스’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정조사 카드가 던져진 직후 비공개 회의에선 최고위원들 간에 ‘윤석열 국정조사’는 섣부르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에 “아무리 정무 감각이 떨어져도 여당 대표가 국정조사를 먼저 꺼내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윤석열을 불러내 국정조사를 하면 시한폭탄을 안고 언제 터질지 기다리는 꼴이 된다. 황당한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취임 초 직면한 김홍걸, 이상직 의원 논란과 북한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 등 당 안팎의 악재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왔지만 최근 들어 악재가 겹치거나 ‘실수’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논의 국면에서 제시한 만 13세 이상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은 여론의 반대에 부딛힌 끝에 지급 범위가 대폭 축소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통신비 2만원’을 공개 거론한 이 대표로선 입맛이 쓴 대목이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이 대표가 지난 17일 관훈토론회에서 “주거 문제로 고통을 겪는 국민 여러분에게 정말로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이른바 ‘호텔 전·월세’로 빛이 바랬다.

전·월세난에 따른 민심 악화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정부 대책 중 호텔 등 비주거 건물의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소개했지만 야당과 언론의 문제제기에 초점이 엉뚱한 곳으로 튀어버린 탓이다.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도 덩달이 ‘호텔 임대주택’ 논란에 휩쓸려버렸다.

이 대표 본인이 역점을 두고 있는 주거문제 해법을 위해 마련한 미래주거추진단의 경우 단장인 진선미 의원이 지난 20일 “아파트에 환상을 버리면 훨씬 다양한 주거형태가 가능하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일각에선 1위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리자 이 대표가 페이스를 잃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양자 대결시 초접전 양상이 나오는 등 그간의 ‘대세’를 무색케하는 지표가 나온 탓이다. 친문 세력에서 ‘제3 후보’를 찾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도 불안감을 더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지지율은 오를 만큼 올랐으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지사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신중함을 당부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이럴 때일 수록 여유있게 해야 한다. 당대표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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