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Q. 다섯 살이나 어린 상사의 반말에 울화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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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40대 초반의 늦깎이 지방 공무원입니다. 나이도 많은데 일까지 못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 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다섯 살이나 적은 상사가 자꾸 반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존칭을 섞어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반말을 씁니다. 그동안은 찍히고 싶지 않아 참고 넘어갔는데 자꾸 울화가 쌓이네요. 앞으로 더 심한 일도 많을 텐데 이 정도 일도 적응하지 못하는 제가 문제일까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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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루션
A. 계속 참으면 자학 될 수도… 부드럽게 솔직한 심정 표현을

아무리 상사라고 하지만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 반말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이 문제는 사연을 주신 분이 예민한 것이 아니라 직급이 높다고 함부로 이야기하는 상사가 미숙한 것 같습니다. 다만 사연을 주신 분 또한 조직에 잘 적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조직에 잘 적응한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윗사람의 기분을 잘 맞추고, 비합리적인 문화라도 그대로 따르는 것을 아직도 ‘적응’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적응은 외부에 일방적으로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잃지 않고 지킬 것은 지키면서 외부와 조화를 꾀하는 것입니다. 지금 느끼는 울화라는 감정은 바로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계속 참고 넘어간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더 괴롭힐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상사에게 불편함을 이야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충분히 요청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괜히 이야기해서 더 불편한 관계가 되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염려될 수는 있습니다.

솔직함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과장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잖습니까! 솔직함 자체가 위험한 게 아니라 솔직함의 태도가 문제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날것의 감정과 생각을 내뱉어버리는 ‘거친 솔직함’이 위험한 것입니다. 그에 비해 감정을 순화시켜 부드럽게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고 원하는 것을 부탁하는 것은 훨씬 덜 위험합니다. 따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불편하다면 이메일이나 문자로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단, 너무 저자세나 돌려서 이야기하지 마시고 명료하게 표현하시길 바랍니다. ‘○○님! 그동안 말씀 못 드렸지만 반말로 이야기하실 때마다 힘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존칭을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부탁드리는 것이지요. 물론 상사가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사의 변화와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정중하게 표현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지금 울화에는 자신에 대한 분노도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위해 작은 용기를 내보세요. ‘부드러운 솔직함’이 자신을 보호하고 건강한 거리를 만들어줍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