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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13일(水)
파멸의 트럼피즘 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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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철 국제부 차장

일주일 전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을 맹신하는 미국 극단주의자들이 민주주의 상징인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초유의 사태에 경악했으며, 무단 진입한 시위대에 비난을 쏟아냈다. 이번 사건은 폭력 시위대가 의사당을 6시간이나 점령, 경찰관 1명을 포함한 5명이 사망하는 유혈 사태로 번지면서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 오점으로 남게 됐다. 250여 년에 이르는 미국 역사상 의사당에서 발생한 개별적인 테러나 시위는 있었지만, 적의를 품은 세력에 의해 의사당이 점령당한 것은 영국군의 워싱턴 D C 침탈(1814년) 이후 100여 년 만에 처음 벌어진 사건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트럼피즘의 폭력적인 성향이 문제로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비록 졌지만, 7400만 표를 받았다. 이는 과거 대선 당선 최다 득표 기록이었던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6900만 표를 넘는다. 47%의 지지율에 기댄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사기”를 주장하며 대선 불복에 나섰고, 그에 동조한 극우 지지층이 폭도로 돌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라는 허위 정보를 흘리면서 의사당 점거를 의도적으로 부채질한 것이다. 이에 미국 연방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사당 점거 사태의 책임을 물어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오는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맞춰 ‘100만 민병대 행진’을 추진한다고 밝힘으로써 또다시 폭력 사태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트럼피즘은 당분간 미국 정치·사회에 좀비처럼 끈질기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피즘은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편 가르기와 같은 극단적인 주장에 대중이 열광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주류 백인들은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외국인 이주자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일자리를 빼앗기게 되자 자신들을 위해 싸우는 트럼프 대통령을 구세주로 받아들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과도하게 대선 결과를 부인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선거 불복을 선동하는 것은 2024년 차기 대선 주자로 각인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자신을 탈세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심산이다. 결국, 퇴임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같은 분열적인 선동을 이어간다면 지난주의 의사당 난입과 같은 돌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일주일 후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바이든 당선인에게는 트럼피즘을 극복하고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이전보다 더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선동적인 정치 지도자가 극렬 주의자들을 움직이면 그동안 갈고 닦아온 민주주의 토대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트럼피즘이 보여줬다. 우리나라도 일부 극성스러운 지지층에 둘러싸인 트럼피즘과 같은 선동주의 정치가 최근 여러 사건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가 정치적 선동에 흔들리지 않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상식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e-mail 박민철 기자 / 국제부 / 차장 박민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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