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외국계기업에 적용땐 투자자 - 국가간 소송 휘말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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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합포럼 대정부 건의문

“국내기업만 적용땐 역차별…
투자환경 개선이 더 필요해”

주요 산업계 대표단체들이 21일 여당이 강력 추진 중인 이익공유제가 외국계 기업에 적용될 경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 휘말릴 수 있다고 부작용을 지적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수혜·이익을 본 기업을 규정하는 것부터 어려운 데다, 배임죄 및 위헌소지도 안고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반도체·자동차·철강·바이오·배터리·백화점 등 주요 15개 업종단체로 구성된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코로나19 이익공유제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다.

KIAF는 건의문에서 “상생협력 강화에는 공감하지만, 이익공유제도 설계 양상에 따라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KIAF는 특히 “자율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 제도가 도입되면 여러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며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 기업에 적용하는 경우엔 ISD 등 분쟁 발생 우려가 있고, 반대로 한국 기업에만 적용하면 우리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KIAF는 “기업의 진정한 사회적 책임은 영업이익 공유가 아니라, 많은 이익을 올려 국가에 세금을 많이 내고, 신산업에 투자해 산업을 발전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만기(사진) KIAF 회장은 “정부는 기업들이 신성장산업이나 일자리 창출에 왕성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개선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KIAF는 코로나19 수혜·피해기업과 이익 규모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미국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로 국제 관광수요가 거의 사라져 경영 위기에 처했지만, 국내 근거리 관광이 늘어나는 새로운 흐름을 포착해 인근 호텔이나 식당 등 정보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개편해 영업이익을 냈다”며 “에어비앤비가 코로나19 수혜기업인가, 피해기업인가, 또 영업이익이 코로나19 혜택이라고 확인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KIAF는 “기업 활동으로 인한 이익은 주주의 권리로 인정되는데, 경영층이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다른 기업이나 계층과 이익을 공유하면 배임죄가 적용될 수 있다”며 “주주 재산권 침해로 위헌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