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사춘기 딸 기분 맞추느라 고생하는 엄마… 이제 사랑 표현 자주할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교육감賞 함현지

TO. 사랑하는 엄마에게♥

엄마 안녕, 나 현지야. 어제 일이 너무 미안해서 편지로 내 마음을 표현하려고 편지를 써. 엄마 어제 많이 속상했지 미안. 내가 어제 아침은 정말로 잘못한 거 같아. 나도 모르게 화가 났어. 내가 지금 사춘기이기 때문에 엄마가 참고 있는 거 알아.

엄마 출근 준비도 만만치 않은데 우리 세 명을 깨우는 것도 힘들 건데… 그런 생각을 못하고 있었어. 근데 이제 생각해 보니까 알겠더라고. 우리가 한 번에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여러 번 깨우면 우리가 화내고….

내가 어렸을 땐 잘못하면 바로 사과를 했잖아. 요즘은 엄마, 아빠 또 어른들에게 다가가기가 어려워. 나도 나 자신이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 이게 사춘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런 나를 보고 매일 웃어주면서 상냥하게 대해주고, 마음속으로는 슬프면서도 겉으로는 안 그런 척하는 엄마를 보면 내가 그동안 했던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어. 나는 엄마가 이럴 땐 기분이 어떻고, 또 내가 안 했으면 하는 점을 충고해 주면 조금이나마 맘이 편해질 거 같아. 엄마를 보면 내가 너무 미안해져.

우리 키우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강아지 키우겠다고 난리 치고는 잘 안 돌보는 거 너무 미안해. 엄마 늦게 퇴근하는데 집에 와서 우리 밥 차려주고 청소하고… 엄마는 우리 때문에 밥도 못 챙겨 먹고, 유치원 일하느라 힘든데 쉬지도 못하고,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뜨거운 날 과수원에서 일만 하고. 우리 셋은 나가서 놀기만 하고 내가 너무 나빴나 봐. 엄마는 밤마다 피곤한데 우리 셋이 시끄럽게 해서 푹 자지도 못하고… 이런 엄마를 보면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

무엇보다 나의 엄마 아니 우리 가족의 엄마라는 게 제일 감사한 거 같아. 나도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엄마 도와주고 집안일도 우리 셋이 많이 하도록 노력할게! 난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젠 내면의 슬픔, 힘듦을 감춘 외면만의 기쁨 말고, 내면의 기쁨과 외면의 기쁨이 같아지게 많이 도울게. 우리 서로 숨기지 말고 표현하자!

내가 제일 전해주고 싶은 말은… 엄마, 난 엄마가 나의 엄마가 돼줘서 고맙고, 태어나게 해줘서 고맙고 무엇보다 사랑하고♥ 감사해! 엄마, 정말 정말 사랑해욧!! 안녕!

2020년 7월 23일 목요일 현지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