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1.3.3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영화
[문화]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1년 02월 17일(水)
‘구미호’ 어색한 변신 CG서…‘해운대’ 쓰나미·‘타워’ 화재, 할리우드급 도약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 ‘승리호’를 통해 본 한국영화 CG의 진화

27년전 ‘구미호’ 모핑기법으로 첫 시도…‘태극기 휘날리며’ 전투신 CG 통해 비약적 발전
‘괴물’·‘디워’ 크리처로 호평…‘신과 함께’ 지옥·‘승리호’ 우주 등 가상공간 구현까지


한국 최초의 우주 과학소설(SF)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가 넷플릭스에 공개(5일)된 지 열흘이 넘도록 ‘오늘 한국의 톱10 콘텐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파극이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으나 대체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10분의 1 제작비로 이뤄낸 고품질 컴퓨터그래픽(CG)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한국영화에 본격적으로 CG가 도입된 ‘구미호’(1994) 이후 27년. 국내의 CG는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왔을까.

◇1990년대 국산 CG의 태동 = 흔히 CG로 불리는 영화상의 효과는 시각특수효과(VFX)를 말한다. 촬영할 수 없거나 실물을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장면을 찍기 위해 이용되는 기법과 영상물을 뜻한다. 컴퓨터를 사용한 제작을 뜻하는 CG는 VFX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국내에서 VFX가 시도된 첫 작품은 ‘구미호’라고 할 수 있다. 특수효과의 고전인 특수분장은 물론 여자 주인공 고소영이 구미호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모핑(morphing) 기법이 사용됐다. 모핑은 하나의 이미지를 다른 이미지로 연속적으로 변형시키는 디지털 시각효과다. ‘터미네이터2 : 심판의 날’(1991)에 나왔던 액체 터미네이터 T-1000이 자유자재로 변신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그러나 ‘구미호’의 모핑은 지금 보기엔 어색한 수준이었다. 국내 기술로 처음 시도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1999년 ‘자귀모’는 투자 규모에 비해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으나 국내 VFX 발전사에 획을 그었다. 모핑과 미니어처, 화면 합성 기술인 크로마키(Chroma-key) 등의 VFX가 집약적으로 사용됐다. 지하철로 뛰어드는 귀신, 정수기 물이 모여 만들어지는 유령 같은 건 국내 VFX에서 큰 도약이었다. 흥행작 ‘쉬리’(1999)에서도 건물 폭파 장면 등에 VFX가 쓰였다.


◇2000년대 비약적 발전 = 2000년대 중반까지는 국내 VFX 기술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가 ‘실미도’와 함께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데에는 VFX의 힘이 컸다. 중공군이 밀려오는 장면이나 총알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전투신이 사실적 감동을 더 했다. 정우성·김태희 주연의 ‘중천’(2006)은 개봉 당시 100% 국내 기술이란 점을 홍보 포인트로 내세웠다. 완벽한 VFX 구현을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 전문업체 10여 개사가 참여했다. 특히 ETRI는 당시로썬 낯선 ‘디지털 액터’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비록 ‘중천’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으나 국내 VFX의 토양을 다졌다. ETRI 디지털 액터 팀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창립한 매크로그래프는 이후 할리우드 영화 ‘포비든 킹덤’(2008)과 국내 흥행작 ‘더 테러 라이브’(2013), ‘명량’(2014) 등의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과 심형래 감독의 ‘디 워’(2007)도 국내 VFX 발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괴물’은 국내 처음으로 크리처(괴수)를 등장시킨 작품이다. 영화의 내용도 탄탄하지만 사실적으로 구현된 한강변 괴수의 존재도 흥행의 큰 동력이 됐다. 특히 기존과 달리 훤한 대낮에 괴수를 등장시켜 VFX 기술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VFX가 순수 국내업체가 아닌 뉴질랜드 웨타와 미국 오퍼니지 등에 의해 수행됐다는 점이었다. 이런 갈증을 해소한 게 ‘디 워’였다. 다소 뻔한 스토리는 좀 아쉬웠지만 국내 기술로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비주얼을 보여줘 국내외에서 호평받았다.

◇CG의 최고난도 물과 불도 정복 = 재난영화인 ‘해운대’(2009)와 ‘타워’(2012)는 국내 VFX 기술이 정상급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 작품이다. 할리우드에서도 물 또는 불을 VFX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무정형의 물과 불은 상대적으로 엄청난 데이터양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해운대’에선 해변을 집어삼킬 듯이 몰려드는 쓰나미를, ‘타워’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VFX로 구현했다. ‘해운대’의 3000컷 중 600컷, ‘타워’의 3000컷 중 1700컷이 VFX로 완성됐다. ‘해운대’에서는 대형 수조 세트 등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해보지 않았던 특수촬영도 진행됐다. 이런 다양한 시도는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더해져 재난 상황의 절박함을 잘 드러냈다.

이 밖에도 VFX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동작을 만들기 위해 전기·전자적으로 제어하는 애니메트로닉스(Animatronics),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고속 촬영, 인간 캐릭터의 연기를 컴퓨터로 옮겨 디지털 캐릭터로 전환하는 모션 캡처, 모형이나 인형을 한 프레임씩 찍어 연결하는 스톱 모션, 시간의 개념을 뛰어넘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효과적인 타임 트랙 등이 있다.

◇한국 VFX 역사를 이끈 덱스터 스튜디오 = 국내 VFX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전문업체로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첫손에 꼽힌다. 덱스터는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의 김용화 감독이 2011년 설립한 VFX 제작업체다. ‘미스터 고’(2013)의 VFX를 담당하며 사업을 시작한 후 쉬커(徐克) 감독의 ‘적인걸2’(2012)에 참여하며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3년 ‘몽키킹’ 1편에 이어 2편, 3편까지 제작하는 등 중국 내에서 VFX 전문업체로서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국내에선 ‘미스터 고’에 이어 2017년 최고의 흥행작 ‘신과 함께’를 만들었다. 대형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배우들이 연기한 후 나중에 무시무시한 지옥 배경을 만들어 넣는 방식으로 찍었다. ‘승리호’가 우주 공간을 창조한 방식과 같다. 덱스터와 김 감독은 차기작 ‘더 문’을 통해 다시 한 번 광활한 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버추얼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영화, 드라마, 광고 등 실감 나는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 문화부 SNS 플랫폼 관련 링크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할리우드와 기술 격차 없어… 노하우·경험의 차이 극복이 과제…
[ 많이 본 기사 ]
▶ ‘성폭행 혐의’ 남성에게 “피해자와 결혼 어때”
▶ 한국도 ‘백신 여권’ 도입 나선다
▶ LH직원, 신도시 ‘100억대 땅투기’ 의혹
▶ [단독]靑 행정관, 2년간 사모펀드 시행사 사내이사 등재
▶ 10대 여아 엘리베이터 안에서 20대 장애인에게 폭행당해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성폭행 혐의’ 남성에게 “피해자와..
10대 여아 엘리베이터 안에서 20대 장..
“영국 대학서 20여차례 불법촬영한 한..
악령 쫓는다며 9살 딸 때려죽인 모친..
정의선-최태원, 이번엔 ‘수소 동맹’…..
topnew_title
topnews_photo “3기 신도시 6곳 전체로 투기 의혹 조사 확대해야”…변창흠 책임론도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0여명이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
ㄴ ‘신도시 100억대 투기 의혹’ LH 직원 12명 직무배제
ㄴ LH직원, 신도시 ‘100억대 땅투기’ 의혹
“우리 아빠 누군 줄 아냐”…KTX 햄버거 진상녀 논..
‘미성년자 성매매’ KAIST 조교수, 벌금형 받고 항소
‘수사청 반대’ 총장직 건 尹…대구서 폭탄 발언 내놓..
line
special news 김광현, 4일 메츠 상대로 첫 MLB 시범경기 선발..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4일(한국시간) 2021시즌 첫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선발 등판..

line
일본서 화이자백신 맞은 60대 여성 사망…부작용 ..
[단독]靑 행정관, 2년간 사모펀드 시행사 사내이사..
한국도 ‘백신 여권’ 도입 나선다
photo_news
‘쏘지 말아주세요’…무장경찰 앞에 무릎 꿇은 ..
photo_news
배우 지수, 학폭 의혹 제기… 소속사 “확인 중..
line
[10문10답]
illust
올해, 화성탐사 러시… 왜?
과학저널 네이처는 올해 주요 화..

illust
“트레이닝복 이제 그만”… ‘줌패션’ 붐
topnew_title
number ‘성폭행 혐의’ 남성에게 “피해자와 결혼 어때..
10대 여아 엘리베이터 안에서 20대 장애인에..
“영국 대학서 20여차례 불법촬영한 한국 남..
악령 쫓는다며 9살 딸 때려죽인 모친·무당 체..
hot_photo
에이프릴 이나은 측 “학폭·합성사..
hot_photo
음주운전 차량 인도 위 달리며 도..
hot_photo
‘펜트하우스’ 최예빈 ‘학폭’ 논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