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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1년 02월 18일(木)
“文정부, 사람 내치고 하층 더 어렵게 해… 촛불정신 촛농처럼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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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호근교수 칼럼집서 비판

“연대보다 동종교배 정치
과거에만 집착하는 정권
민심 익사시킬 격류의 4년”


원로 사회학자인 송호근(사진) 포스텍 석좌교수는 18일 “사람 내치고, 동종교배 하고, 하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과거에 집착한 정권이 좌파냐”며 문재인 정부를 “진정한 좌파가 아닌 좌파연(然)하는 정권” “1980년대 반독재 투쟁의 가치관을 그대로 연장한 ‘저항운동 정권’ 혹은 ‘운동권 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 교수는 이날 출간된 ‘정의보다 더 소중한 것’(나남출판)에서 “대통령과 정권 실세는 아직도 촛불정신을 내세우지만 4년이 흐른 이 시점에 그 장대한 이미지는 촛농처럼 녹아내렸고, 마음의 울림도 잔불처럼 사그라들었다”며 이같이 일갈했다.

문 정부가 실패한 이유는 진보 본연의 가치에 역행한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송 교수의 진단이다. 문 정부에서 진보의 가치인 ‘인간중심주의’는 ‘사람 내치기’로, ‘미래 지향’은 ‘치죄(治罪)와 내쫓기’로, ‘이질성의 연대’는 ‘동종교배와 동종단합’으로, ‘약자 보호’는 ‘생존기반 붕괴’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무능력이 여지없이 드러났으나, 정책 노선을 수정할 생각도 없다”면서 “‘의도가 정의로우면 결과도 정의롭다’는 지극히 초보적인 신념이 진보 세력의 집단 무의식에 박혀 있다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유럽식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정·분배·고용이 ‘황금 삼각형’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역점을 뒀어야 한다면서 “소득증대(최저임금 인상)를 위해 고용주를 쥐어짜는 것은 좌파로서는 자살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책적 무능 못지 않게 송 교수가 신랄하게 비판한 것은 정의와 민주라는 가치를 독점한 듯한 여권의 태도다. 송 교수는 “광화문광장에 진입할 입장권, 정권에 동참할 초청권을 선별적으로 배분하는 권력은 소통을 거부하는 폭력이 된다”며 “소통 없는 통치와 폭력은 동종동문(同種同門)”이라고 했다.

문 정부 4년에 대해 “민심을 익사시킬 만큼 빠르고 거센 격류”라고 평가한 송 교수의 바람은 새로운 정치집단의 출현이지만, “지리멸렬한 보수에 기대를 거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대신 “시민들의 넓은 공감을 얻는 시대진단을 통해 진부한 구상과 낡은 행보를 쇄신할 정치집단의 출현이 시급하다”면서 “무엇보다 분노의 정치, 척결의 정치를 ‘적폐 쓰레기통’에 처박는다고 다짐하는 집단, ‘한풀이 정치’와 단호히 결별하는 집단의 출현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mail 오남석 기자 / 문화부 / 차장 오남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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