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총리 “尹, 무책임한 국민선동”… 與는 대응자제 속 ‘부글부글’

丁 “총리로서 할 역할 고민”
與, 수사청法발의 미룰 가능성

‘檢수사권 폐지’ 리얼미터 조사
찬성 41.2% vs 반대 49.7%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립에 공개 반대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정치인 같다”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평범한 행정가와 공직자의 발언 같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행정부 공직자는 계통과 절차를 따를 책무가 있다.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라며 “정말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고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며 “윤 총장은 자중해야 한다. 검찰총장 자리가 검찰만을 위한 직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정면 대응을 전략적으로 자제하고 있지만 속으론 부글부글 끓고 있다. 윤 총장의 존재감만 키워주는 역효과가 날 수 있고, 재·보궐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총장은 ‘일개 청장’이며, 집행기관인 만큼 정책결정권이 없다”며 “법무부에 자기 의견을 내면 되며, 검찰개혁특위와 법무부가 당정을 할 때 반영시키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검찰 개혁 시즌2’의 속도조절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도 원래 계획은 몇 년 전에 통과시키는 거였다”며 “법안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냐가 의결 시한과 직접 연관된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 정도면 상반기 안에 충분히 공론화를 거쳐서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보는 것인데 세부 쟁점이 오래 간다면 좀 더 기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조율이 길어지다 보면 법안 발의를 선거 뒤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검찰 직접 수사권 폐지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9.7%, ‘찬성한다’는 응답이 41.2%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이지만 부정적 여론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각각 반대와 찬성으로 갈린 가운데 중도는 반대가 58.5%로 우세했다.
김수현·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