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풍경>허기 달래는 ‘한강의 직박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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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얼어붙었던 대동강은 풀렸고, 한강 버드나무도 푸른 기운이 감돈다.

봄볕에 강바람이 생각나 가까운 선유도공원으로 나섰다.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휴게소에 앉아 쉬는데 직박구리 한 마리가 날아와

알은체라도 하듯 사람들 곁을 서성댄다.

한 손님이 손바닥에 과자 부스러기를 얹어 내미니 염치도 없이 넙죽넙죽 받아먹는다.

작은 몸으로 춥고 배고픈 겨울을 버티느라 꽤 힘들었나 보다.

측은한 마음에 배불리 먹였으면 좋으련만 야생동물에게 많은 먹이를 주는 건

자생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어 삼가야 한단다.

허기를 달랜 녀석은 묵은 겨울을 털어내듯 날아오르고

강물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바다로 흐른다.

■ 촬영노트

준비 없이 나선 산책이라 급한 대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새가 놀라 날아갈까봐 접근하기도 조심스럽고, 구형 폰이라 망원렌즈 기능도 부실했지만 그런 대로 쓸 만했다. 라이브포커스 기능을 이용하니 셔터 반응속도가 빨라서 편리했다. 다음 날 제대로 된 카메라를 갖춰 다시 가봤지만 녀석은 나타나지 않았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