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정유사, 유가상승타고 1분기 수익 대반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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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영업익 59억 추산
에쓰오일도 1731억원 전망

美한파로 에틸렌 고공행진
석유화학업계는 호황 지속
금호석화, 수익 2배 뛸 듯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 국제유가와 정유사 수익의 핵심 지표인 정제 마진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석유화학업계도 유가 상승과 미국의 한파 등 영향으로 에틸렌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영향으로 호황이 예상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1분기 1조7752억 원의 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에 59억 원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석유사업에서만 2조2000억 원의 영업적자(전체 약 2조5000억 원)를 냈다. 지난해 1조73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17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817억 원)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은 국제유가에 힘입은 바 크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7일(현지시간) 장중 전장 대비 1.11달러(1.6%) 오른 배럴당 70.65달러를 기록해 지난 2019년 5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70달러 선을 돌파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지대를 공격했다고 밝힌 영향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26달러(3.5%) 오른 배럴당 66.09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주에만 7.5%가량 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OPEC+)이 최근 회동에서 4월 산유량을 동결하겠다고 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됐다. 두바이유 역시 올해 1월 초 50달러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 올라 최근 63달러대에 진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전월의 저렴한 원유를 당월에 투입하는 ‘래깅마진 효과’가 커졌다”며 “정제 마진도 일본 지진, 미국 한파 등 가동 차질로 국내 정유사 순익 증가에 힘을 실으면서 2달러대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다만 “브렌트유 등 유가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단기적으로 정유사에 호재이겠지만, 향후 유가 하락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분기 각각 1331억 원, -860억 원의 실적을 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3454억 원, 363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LG화학도 지난해 1분기 2365억 원에서 올해 8492억 원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에 이어 3월에도 화학제품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보기술(IT), 자동차 생산량 확대에 따른 올해 상반기 화학제품 구매 수요가 증가, 제품 가격이 상승해 실적 호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