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내집마련 했더니 세금 왕창 뜯어가”… 서민 1주택자들 분노

부동산 커뮤니티 등 비판 봇물
“손에 쥔 돈 없어… 알바 뛸 판”

부동산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의 부과 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올해(19.08%)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조세 저항 움직임까지 나타나는 등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급격한 세금 부담이 1주택자뿐만 아니라 은퇴생활자, 기초생활수급자에게도 영향을 미쳐 증세에 따른 민심 이반이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보유세 부담을 떠넘기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이란 부정적 파급 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16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되자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원성이 쏟아졌다. 울산에 집 1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A 씨는 “지난해 대비 공시가격이 5억200만 원에서 8억1300만 원으로 65.5%나 올랐다”면서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아 골치인데 세금은 또 얼마가 오를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를 보유하고 있는 B 씨는 “공시가격이 오른 걸 감안하면 300만 원대였던 보유세가 500만 원으로 오를 것 같다”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구해서 뛰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올해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공시가격 9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C 씨는 “왜 집값은 정부가 올리고, 올랐다고 손에 쥔 돈도 없는데 세금은 왕창 뜯어가냐”고 반발했다.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세종시(70.68%) 주민들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주민은 “우리 집은 139% 올라 내년부터 수백만 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재산세 납부 거부운동을 펼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세종 = 김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