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스펙트럼>‘신인감독 돌풍’ 올해도 이어질까…프로야구 사상 최다 4명 사령탑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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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현 LG 감독
코치시절엔 기술 가르쳤지만
이젠 선수들의 마음을 챙겨야

- 김원형 SSG 감독
직접 그라운드 정비 선수들 배려
선배들에게 소통의 중요성 배워

- 홍원기 키움 감독
1급 심리상담 자격증 딴 학구파
선수들 맘놓고 말할 분위기 조성

- 수베로 한화 감독
선수들과 카톡으로 일대일 대화
일상 이야기로 인간적 관계 형성

오는 3일 개막하는 2021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에 4명의 초보감독이 데뷔한다. 10개 구단 사령탑 중 40%가 ‘신참’. 10명의 평균 연차는 2.3년이다. 2015년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두산 감독이 7년 차로 올해 최장수 사령탑이고, 나머지 9명은 3년 차 이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초보감독은 모두 22명이었고, 5할 승률을 넘긴 사령탑은 12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초보감독은 9명이나 된다. 특히 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 감독은 2011년, 2015년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아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초보감독이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이유다.

지난해엔 초보감독이 프로야구 사상 가장 많은 4명이었고 올해도 LG 류지현(50), SSG 김원형(49), 키움 홍원기(48),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 등 4명의 ‘새얼굴’이 등장한다.

류 감독과 김 감독은 선수 시절 이적하지 않은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류 감독은 1994년 LG에서 데뷔했고 2004년 은퇴한 뒤엔 코치로 머물렀다. 김 감독은 1991년 쌍방울에 입단했고, 쌍방울을 인수한 SK에서 2010년 은퇴했으며, SK를 인수한 SSG의 첫 사령탑으로 등록됐다. 홍 감독은 2008년 당시 히어로즈 창단멤버. 전력분석원으로 ‘입사’했고,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넥센, 키움의 수비코치를 맡았다. 셋은 오랫동안 팀에 머물렀기에 속사정을 훤히 꿰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리고 소통형 지도자로 분류된다. 권위를 앞세워 지시하기보다 선수, 코치를 존중한다. 다가가는 건 물론 다가오도록 유도하는 인성을 지녔다. 선수들을 제자라기보다 후배로 여긴다.

류 감독 사무실엔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액자가 걸려 있다. 귀 기울여 경청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 류 감독은 “코치 시절엔 선수들에게 주로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쳤지만, 이제는 (감독이니) 선수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세심히 챙겨야 한다”면서 “운동은 물론 운동 외의 사안까지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넉가래를 들고 그라운드를 정비했다. 선수들에게 잠시라도 휴식을 주기 위한 배려. 김 감독은 “선수, 코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선배 감독들로부터 소통의 중요성을 배웠다”면서 “소통하려면 선수단의 일원이라는 점을 항상 잊지 않고, 또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야구 지도자 중 처음으로 1급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홍 감독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소통방법을 익히기 위해 자격증을 땄다”면서 “선수들이 망설임 없이 찾아와 말을 건넬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꼴찌였던 한화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했다.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 수베로 감독은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선수들과 교감한다. 그는 직접 펑고를 치고, 배팅볼을 던진다. 특히 카카오톡으로 선수들과 일대일 대화를 나눈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예의가 바르다”면서 “선수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고, 그래서 야구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NC와 함께 올 시즌 2강이란 평가를 받는다. 추신수와 최주환, 김상수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한 SSG는 내심 3강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인 키움은 올해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20년 만에 1위(6승 1패)에 올라 사기가 무척 높다.

4인의 초보감독은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