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혁신 신약 개발로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사진 위쪽부터)와 셀트리온, 이노엔의 연구소 모습. 각 사 제공
- 삼성바이오로직스
작년 세계 최대규모 4공장 착공
- 셀트리온
항체 바이오시밀러 선두주자로
- 이노엔
위식도역류치료제 24개국 수출
전통 제약사들과 경쟁하는 ‘K-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술 수출(라이선싱 아웃)을 비롯해 현지법인 설립 등으로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적 제약 전문가 CEO 앞세운 삼성바이오로직스=14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존림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존림 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세계적인 헬스케어 분야 제약사인 ‘Roche/Genentech’에서 생산과 영업, 개발 총괄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한 글로벌 바이오 제약 전문가다. 지난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해 세계 최대 규모인 ‘3공장’의 운영을 총괄하며 코로나19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수주 확보 및 사업 조기 안정화라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존림 사장은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 바이오 사업의 일류화를 가속화하고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존림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난 10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을 이끈 ‘혁신 의지’와 ‘도전 정신’을 계승하고 협업을 강화해 ‘세계 톱티어’(Top Tier)를 향해 도약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새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1조1648억 원, 영업이익 2928억 원을 기록했다. 2011년 창립 이후 9년 만에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에 짓기 시작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제4공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제4공장은 생산량 25만6000ℓ로, 현재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시설인 제3공장(18만ℓ)의 기록을 스스로 넘어서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위탁개발(CDO)·위탁생산(CMO) 사업은 신속한 고객서비스 제공을 위해 활동 거점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구·개발(R&D) 법인에 이어 유럽, 중국 등 해외 주요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출액 2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셀트리온=셀트리온도 매년 매출액의 20~30% 수준을 R&D에 투자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8491억 원을 달성했는데, 매출액 대비 약 21%인 3892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셀트리온 전체 직원의 약 30%가 연구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개발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R&D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대규모 연구센터인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건립을 본격화하고 후속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임상에도 속도를 내며 글로벌 수준의 R&D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특히, 세계 최초 글로벌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 개발을 시작으로 유방암·위암 치료제인 허쥬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까지 시장에 선보이며 항체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셀트리온은 오는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허가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결장직장암 치료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CT-P16), 천식 및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CT-P39),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CT-P41),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CT-P42)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 3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형암·혈액암 치료제 개발로 해외 개척 나선 이노엔=바이오·헬스기업인 이노엔(inno.N)도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숙취 해소 제품 ‘컨디션’으로 잘 알려진 이노엔이지만, 사실 전체 매출 중 80%는 병원에서 처방받는 ‘전문의약품’이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30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뿐 아니라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나 항암제, 항생제, 수액제 등 200여 개의 다양한 의약품을 갖고 있다.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도 10개에 달한다. 특히, 케이캡정은 기존 프로톤 펌프억제제(PPI) 대비 약효가 빠르고, 식전·후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점, 우수한 약효 지속력 등으로 출시 초기부터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19년 매출 298억 원을 기록, 최단시간 블록버스터 대열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725억 원이 처방되며 출시 2년 만에 누적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현재 24개국에 수출됐고 중국에서는 내년 출시 목표로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이노엔 관계자는 “신약 케이캡정의 개발·상업화에 성공한 경험을 발판 삼아 혁신적인 신약,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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