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 서울시 지원금이 ‘보편’ 국가지원금보다 효과 컸다”

- 서울시복지재단 연구결과

市서 받아 늘어난 소비 50.8%
국가지원금의 26~36%보다 높아

서울시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저소득층에 지급한 재난긴급생활비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재난지원금보다 소비 증대 효과가 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조건 없이 퍼주는 보편 지원보단 필요한 곳을 콕 집어 지원하는 방식이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으로 쓰는 데 더 적합하다는 의미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서울시가 지난해 4~5월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160만 가구에 5400억 원을 지급한 재난긴급생활비의 한계소비성향이 0.508로 추정됐다고 3일 발표했다. 한계소비성향은 추가로 벌어들인 소득 중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이다. 재난긴급생활비로 늘어난 소득의 50.8%가 추가 소비로 이어졌다는 말이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산출한 1차 국가재난지원금의 한계소비성향 26.2~36.1%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당시 국가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뿌려졌다. 한계소비성향은 높을수록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가 더 큰 폭으로 늘어 재정 정책의 효과가 커진다. 재단은 “재난긴급생활비의 소비 증진 효과가 국가재난지원금보다 크다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이 재난긴급생활비 지출이 이뤄진 시기(4월 8일~5월 12일)를 분석한 결과, 생활비를 지원받은 시민의 소비는 그렇지 않은 시민(연 4800만~7200만 원 소득 집단)보다 약 12% 증가했다. 특히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은 소비가 19.8% 늘어 소비 증대 효과가 더 컸다. 재난긴급생활비를 받은 시민들은 필수재 소비를 6.1%포인트, 소비 유발 효과가 큰 비내구재 소비를 7.2%포인트 각각 늘렸다. 재난긴급생활비를 받은 가구 중 소득 월 100만 원 미만은 48.6%였고, 기준중위소득 30% 이하는 46.7%로 수혜 가구 절반 이상이 소득 빈곤 상태였다. 또 지난해 10월 재난긴급생활비 신청자 3만8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수혜자 18.1%는 3~4월 월세를 밀린 바 있고, 26.3%는 경제적 이유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