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道公 용역, 전관 업체가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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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1-05-0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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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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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실련, 2년간 종심제 계약 분석

수주 금액 상위 20개 업체
국토부 출신 등 184명 근무
“주관적 평가 여지 많은 종심제
퇴직자 영입 경쟁만 부추겨”


국토교통부·한국도로공사 출신 전관을 영입한 엔지니어링 업체가 해당 기관이 지난 2년간 종합심사낙찰제도(종심제)를 통해 발주한 기술용역을 한 건도 빠짐없이 모두 수주한 것으로 6일 드러났다. 종심제는 업체의 공사 수행 능력 등 업체의 역량과 투입 가능한 인력 수준 등을 평가해 심사하는 제도로, 주관적 평가 여지가 많은 심사 방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업체 간 기술 경쟁 유도를 위해 도입된 종심제가 전관 영입 경쟁만 부추겼다”며 종심제 폐지를 요구했다.

이날 경실련이 국토부와 도로공사가 발주한 2019년과 2020년 건설기술용역(감리·설계) 입·낙찰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토부가 종심제로 계약을 체결한 총 38개 사업(계약 금액 1529억 원)과 도로공사가 체결한 총 26개 사업(계약 금액 1792억 원) 모두 전관 영입 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관을 영입한 업체들은 회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정부 발주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엔지니어링 업체는 3194개인데, 1%도 안 되는 전관 영입 상위 20개 업체가 국토부와 도로공사를 포함한 공공기관 발주 금액의 42%(2조1578억 원)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협회 및 업계 관계자의 ‘건설기술용역 수주 현황 및 업체별 OB 영입 현황’ 자료를 통해 전관 영입 업체는 50여 곳이며, 상위 20개 업체는 국토부와 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 등 184명의 전관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당 평균 10명 안팎의 전관을 영입한 셈이다.

경실련은 입찰 금액이 특정한 낙찰률(계약 예정 가격 대비 낙찰 가격)로 수렴한 점과 관련, 이들 업체 간 광범위한 가격 담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의심했다. 경실련은 국토부 용역 38건 사업과 도로공사 용역 26건 사업 중 낙찰된 업체와 2순위 업체의 투찰 금액(희망 낙찰 가격) 차이가 1%도 안 되는 사업이 각각 33건(87%), 22건(85%)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업체가 많은데도 약속이나 한 듯 단 2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한 국토부 및 도로공사 사업이 각각 26건(68%), 24건(92%)에 달한다는 점도 업체 간 사전 담합이 의심되는 정황으로 제시했다. 경실련은 업체 선정과 평가 및 진행 과정에서 전관들이 입찰에 개입할 가능성이나 정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경쟁입찰로 발주됐음에도 전관 영입 업체의 수주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입찰평가점수를 높게 받아 수주할 가능성이 월등히 크기 때문”이라며 “종심제가 퇴직자 영입 경쟁을 부추긴 것으로 종심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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