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외 가입자 사실상 김부겸 차녀 가족뿐…김도읍 의원실 제보 입수
김 의원 “유력 정치인 일가 특혜용 펀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녀 가족 일가가 투자했던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사모펀드 ‘테티스 11호’가 김 후보자 가족을 위한 ‘맞춤형 VVIP 펀드’였다는 의혹이 6일 제기됐다.
김 후보자 차녀 가족들이 펀드를 가입할 당시 김 후보자가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는 점에서 이날부터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정·관계 로비를 벌였던 라임이 ‘테티스 11호’도 자신들을 막아줄 바람막이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펀드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특수관계인 법인이 355억 원의 ‘뒷돈’을 댄 펀드로, 김 후보자의 차녀와 사위, 손자(6)·손녀(3) 등 4명이 총 12억 원을 투자한 구조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라임 사태 주범이 유력 정치인 가족을 자신의 배후로 두기 위해 구성한 로비용 펀드”라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실이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라임의 사모펀드 테티스 11호 설정액 367억 원 중 349억 원을 댔던 회사는 이 전 부사장이 사실상 운영했던 A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부사장 본인은 테티스 11호에 가입해 6억 원을 넣고 A사를 통해 349억 원을 댔다. 김 후보자의 차녀가 3억, 그 사위 최 모 씨가 3억, 손녀와 손자가 각각 3억 원씩 투자했다. 이 펀드는 다른 라임 펀드와 달리 환매 수수료, 성과 보수가 0%인 데다 환매 제한도 사실상 없어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막판 먹튀를 하기 위해 유력 정치인 일가에 특혜를 준 로비용 펀드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 외의 테티스 11호 가입자는 사실상 김 후보자 차녀 일가 4명뿐이다. 가입자 총 6명 중 이들 5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 전 부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특수관계인 A사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A사 최대주주로 지분 23.61%를 보유한 포트코리아자산운용(포트코리아)의 런앤히트 사모펀드는 이 전 부사장이 의사 결정권자로 있던 라임의 이른바 ‘아바타 운용사’로 나타났다. 이 전 부사장이 A사를 끼고 김 후보자의 차녀 일가를 위해서 VVIP 펀드를 ‘맞춤형 설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사태가 임박한 2019년 4월 김 후보자 차녀 일가를 가입자로 367억 원을 이 펀드에 설정했다. A사(349억 원), 이 전 부사장(6억 원)이 대부분을 댔고 김 후보자의 차녀 김모(34) 씨·재벌 3세 사위 최모(38) 씨·손녀(6)·손자(3) 명의로 각각 3억 원씩 총 12억 원이 들어갔다.
김 의원은 “라임 사태 당시 행안부 장관으로서 국정을 다뤘던 김 후보자는 가족 연루 의혹을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그동안 “별도의 가계를 이룬 가족이 스스로 판단해 가입한 펀드이므로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라임 사태는 국내 헤지펀드 1위였던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2019년 투자금 1조6000억 원의 펀드 환매를 중단해 발생한 대형 금융 사건이다. 라임은 지난 2012년에 설립된 투자자문사로 연 5~8% 등 고수익을 투자자에게 약속하며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에서 사모펀드를 판매해 단기간에 투자금 규모를 6조 원까지 불렸다. 그러나 이듬해 라임이 투자한 해외무역펀드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면서 부실이 다른 펀드로 이전됐고, 순식간에 운용이 불가능한 상황에 치달았다. 이 전 부사장 등은 이 같은 부실을 숨긴 채 투자금을 끌어모으다 돌연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현 정권 및 여당 인사 다수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권력형 게이트’로도 비화했다. 금융감독원 출신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김봉현(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술접대 및 5600여 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 등)로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친 노무현계 인사인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도 김 전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서종민·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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