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5월이면 동심에 안겨주고 싶은 보석상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사라, wonderland, 91.5×73.5㎝, acrylic on wood, 2020

“안녕하세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어린아이가 인사라도 하면 어찌나 고맙고 반가운지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어느 집 귀공자인가 싶어 몇 층에서 내리는지 유심히 보게 된다. 그 순간 뉘 집 아이가 아니고 바로 ‘우리 공동체’의 아이가 된다. 건네는 인사 한마디가 이토록 마음을 훈훈하고 향기롭게 한다.

이사라의 그림 속, 눈에서 행복과 사랑스러움이 뚝뚝 떨어지는 주인공이 저들 모두였으면 좋겠다. 아름답고 밝게, 구김살 없이 자라야 할 왕자님, 공주님들에게 5월이면 안겨주고 싶은 보석상자다. 쉽지 않은 게 세상임을 잘 알기에 작가도 근심 없이 달콤한 행복을 누렸던 어린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곤 한다.

인형이나 마술봉에 둘러싸인 기억의 세계는 그야말로 환상들로 가득한 원더랜드다. 채색 목판을 뾰족한 침으로 긁어 그리는 섬세한 터치들로 화면은 더욱 화사하고 보석처럼 빛난다. 만화경 같은 황홀경이 특히 경험을 공유한 젊은 세대에게 공감될 것이다. “맞아! 마술봉 하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지.”

이재언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