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 런’ 시행 시의회 벽 못넘나

- 서울시 오늘 추경안 심의

“사교육 조장한다”는 시의회에
吳시장 “인강에 학교교사 포함
AI교사 등 차별화” 보완책 제시
의회선 ‘예산 전액 삭감’움직임

오세훈 서울시장이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 런(Seoul Learn)’에 대한 시의회 반대를 누그러뜨리려 각종 보완책을 내놨다. 하지만 시의회 내에선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크다. 문화일보가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 앞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자치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파악해본 결과, 찬반이 나뉘고 있었다. 시는 ‘예산 전액 삭감’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 상황을 우려하며,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서라도 꼭 서울 런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 행자위는 21일 오전 오 시장의 공약사항인 서울 런을 시행하기 위한 추경안을 심의했다. 서울 런은 일종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서비스 콘텐츠 중 유명 강사·학원 강의를 포함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반대에 부닥쳤다. 이미 시의회는 지난주 조직개편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울 런 추진 조직인 ‘교육플랫폼추진반’ 신설을 두고 시와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추진반이 시행규칙으로 만들어져 시의회가 다룰 권한이 없는 만큼, 추후 예산 심사와 행정 감사 과정에서 재심의키로 했었다.

오 시장은 ‘서울 런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시의회 반대를 의식해 보완책을 내놨다. 서비스 콘텐츠 중 학교 교사의 강의도 포함키로 한 것. 이는 지난 18일 오 시장이 ‘재난현장 의로운 시민’ 표창 수여를 위해 찾은 환일고등학교에서 받은 제안으로부터 비롯됐다. 당시 한 교사가 “일선 학교 현장에도 ‘무림고수’ 같은 교사가 많다”며 “서울 런에 이들의 강의도 넣어달라”고 건의한 데 대해, 오 시장이 “좋은 아이디어”라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하면서 이뤄졌다.

민주당 소속의 한 행자위 위원은 “현재 위원들의 의견이 반반으로 갈린 상태”라며 “심의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런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힌 다른 행자위 위원은 “이미 ‘강남 인강(인터넷강의)’과 같은 다른 플랫폼들이 있는데, 하나 더 추가된다고 학생들의 교육 격차가 해소될지 의문”이라며 “대다수 행자위원은 반대 의사를 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강남 인강은 교과과정만 다루지만, 서울 런은 비교과 과정인 전인 교육과 4차 산업혁명 교육도 포함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서울 런은 인공지능(AI) 교사 기능을 탑재해 학생 개인마다 학습 진도를 다각도로 체크할 수 있다는 중요한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교육청 소관 업무에 시가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평생교육까지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인데, 평생교육은 어디까지나 지방자치단체 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 런 추진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교육청과도 협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