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주택저당증권 매입 우선축소 ‘단계적 테이퍼링’ 논의중

美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주택가격 1년새 23.6% 급등

최근 미국 주택 가격이 폭등 조짐을 보이자 연방준비제도(Fed)가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우선 축소하는 ‘단계적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MBS는 Fed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국채와 함께 사들이고 있는 양적 완화의 양대 축이다. 수요자들이 부동산을 구매할 때 받은 대출(주택담보대출)을 잘게 쪼개 증권형태로 만든 MBS는 일반 투자자는 물론 금융기관도 구매해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최근 Fed는 총 1200억 달러(약 135조6600억 원)에 달하는 국채와 MBS 등 자산매입을 서서히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언제,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15∼16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국채보다 MBS 매입을 더 이르게 축소하는 단계적 테이퍼링 방안이 제시된 상태다.

이는 최근 치솟고 있는 주택 가격 탓으로 풀이된다. MBS의 이자율은 시장에서 정해지는데 Fed가 MBS를 대량 매입함에 따라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 2월 3.5%였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주 현재 3.02%로 낮아진 상태다. 금리가 낮아지며 자금 조달이 쉬워지자 5월 거래된 주택 중위가격은 35만3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6% 급등했다. 주택 중위가격이 35만 달러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Fed 인사들 역시 테이퍼링에 대해 긍정적 시각이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로버트 캐플런 총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자산매입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와 부작용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연준의 MBS 매입을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