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의 ‘아신’… 액션·눈빛으로 다했다

절도있는 동작·처연한 눈빛
‘한의 정서’ 온몸으로 표현해

“‘킹덤’ 팬이라 좀비라도 좋았다.”

‘킹덤:아신전’(아신전)을 통해 이 시리즈에 참여하게 된 배우 전지현의 소감은 엄살이었다. 23일 공개된 ‘아신전’의 타이틀 롤을 맡은 전지현은 고난도 액션 장면을 대역없이 소화하며 김은희 작가가 ‘아신전’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한(恨)의 정서’를 온몸으로 웅변했다.

전지현은 극 중 여진족의 일족인 아신 역을 맡았다. 그의 아역을 연기한 배우 김시아가 멧돼지에게 쫓기다 돌아서면서 성인 아신으로 전환되는 첫 등장신(scene)부터 인상적이다. 이미 영화 ‘암살’과 ‘블러드’ 등에서 빼어난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전지현은 적은 분량의 대사보다는 유려한 몸짓과 처연한 눈빛으로 화면을 압도하고 분위기를 조성한다.

특히 ‘킹덤’의 이창(주지훈 분)에게 칼이 있었다면 아신에게는 활이 있다. 돼지우리에서 살며 조선 군졸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틈틈이 활쏘기를 연마한 그가 일족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깨달은 후 각성하게 되는 후반부부터 독기와 한이 서린 아신의 활은 ‘아신전’에 엄청난 생동력을 불어넣는다.

김 작가는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전지현이 아픔을 간직하고 위험해 보이는 아신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말했다. 이에 전지현은 “워낙 ‘킹덤’과 김 작가 팬이라서 ‘좀비로라도 나오고 싶다’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큰 역할을 주셔서 너무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아신전’을 통해 ‘킹덤’의 세계관이 무한 확장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모든 이야기의 시작을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