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11兆 늘어난 기업대출… 9兆가 중소기업 “부담 가중”

“소비자물가 잡는 데도 역부족”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내 기업이 적지 않은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에, 외국인 노동력 부족 등 인력난까지 가중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커질 전망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033조4930억 원이다. 7월에만 11조3462억 원 증가하며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1~7월 누적으론 86조1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7월엔 1조5000억 원, 1~7월 누적으론 29조2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었다. 7월 증가 폭 11조3462억 원 중 대기업 쪽은 2조2652억 원이다. 나머지 9조810억 원은 개인사업자 등이 포함된 중소기업 쪽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87.0%는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의 종료와 금리 인상이 겹칠 경우 기업 애로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중소기업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와 금융계에서는 금리 인상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 및 자금공급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해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가계대출 증가는 물론, 물가 상승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이 널뛰기하는 소비자 물가를 잡는 데에도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경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기업, 그마저도 발행하지 못해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중소·중견기업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경영 위험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만용·김병채·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