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고삐’ 더 조이는 정부… 추가 규제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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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만에 4098억원 더 늘자
은행에 한도조정 계획 요구
내년엔‘마통’개설도 규제

은행권 “대출 가수요 막으려
연봉이내 한도축소 가능성”

시중은행 대출축소에 따른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대출 고삐를 한층 더 강하게 조이고 있다. 규제 여파로 마이너스 통장의 신규 계좌와 대출액이 급증하자 당국은 이를 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당국이 은행을 다잡는 사이 제2금융권 대출이 폭발했다. 2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난과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체 시중은행에 개인 신용대출 상품별 최대한도와 향후 대출 한도 조정 계획을 작성해 27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정 계획에는 개인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한도가 급여의 몇 배 수준인지와, 한도를 앞으로 어떻게 줄여나갈 계획인지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은행권은 이런 주문이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려주는 관행’을 정립해야 한다고 발언한 취지와 같은 맥락이라고 보고 있다. 고 후보자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상환능력 위주 여신심사를 확산시켜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려주는 관행’을 정립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금융권의 더욱 엄격한 대출관행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4월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연장선에서도 추가적인 대출 규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날 제2금융권 한도성 여신·지급보증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호저축은행업·여신전문금융업·상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 규정변경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는 신용카드사의 신용판매·카드대출 미사용 약정에 대해서만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하고 있는데, 이를 내년 7월부터 ‘마이너스 통장’ 등 한도성 여신에도 적용키로 하는 내용이 골자다. 마이너스 통장 개설만 해도 은행·보험과 동일한 비율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뜻이라, 앞으로 마이너스통장 개설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당국의 규제가 강화하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막히기 전에 일단 대출을 받고 보자’는 심리에 가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131조68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대출 제한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17일 이후 불과 6영업일 만에 4098억 원이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 건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17~24일 통장 개설 건수는 1만1895건으로, 6~13일 8408건에 비해 41.5%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가수요 억제를 위해 ‘연소득 이내 한도 축소’에 더해 추가적인 조치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