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A에서 열린 ‘문화금융리포트(MFiR) 2021’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자리에는 권광석(앞줄 왼쪽부터)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고승범 금융위원장,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이순호(뒷줄 왼쪽부터)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이종구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 등이 함께했다. 신창섭 기자
■ 전문가들 ‘디지털화폐와 금융의 미래’ 열띤 토론
“기축통화 되려면 신뢰가 중요
디지털 위안화 요건 충족못해
가상 자산에 부정적 인식 대신
아이폰처럼 미래 보고 대응해야
중국 다양한 개인정보 활용 가능
한국 규제 너무많아 이용 한계”
2일 개최된 ‘문화금융리포트(MFiR) 2021’ 제2세션에서 토론자들은 ‘디지털 화폐와 금융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가 금융·통화 시장에 다양한 형태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이제 시작단계인 디지털 자산과 플랫폼의 부정적인 면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추되 우리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규제는 풀면서 건전성·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BDC 공식화 초읽기, 금융시장 판도 바꾸나=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내년 2월 중국에서 디지털 위안화가 출시되면 전 세계에 경천동지가 일어나며 다른 디지털 화폐도 새 상황을 맞고, 실물화폐가 마침내 디지털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회장은 “CBDC에 대해 사람들이 긴가민가하지만, 막상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디지털 위안화로 물건을 사기 시작하면 한국에서도 디지털 위안화가 통용되며 화폐 대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은 “도매용 CBDC는 현행 통화시스템에 미칠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소매용 CBDC는 이자를 지급할 경우 통화정책의 유효한 수단이 추가되는 한편 통화정책 전달경로인 은행의 통화창출 기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은행의 조달비용을 상승시켜 대출금리가 올라가거나 ‘디지털런’이 발생할 우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는 “돈에 꼬리표가 달리는, 즉 내 이름이 다 붙는 CBDC가 나왔을 때 소매시장, 일반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봐야 하는데 일반인에게 실익이 있는지는 다른 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회 좌장인 이종구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CBDC와 기존 기축통화의 상관관계,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흥미로운 답변이 쏟아졌다.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디지털화됐다는 게 충분조건이 아니고, 여러 요인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에 달러 등 기존 기축통화 지위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대외보다 중국 내부용 개혁성격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같은 간편결제 시장이 디지털 위안화로 통합되고, 개인정보보호 장치 등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빅브러더가 나타나는 등 중국 내부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은 “기축통화는 신뢰”라며 “디지털 위안화가 이 조건을 맞출 수 있을지가 선결조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플랫폼의 위력과 디지털 자산의 미래=한 위원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대해 폰지 사기다, 튤립 버블이 꺼졌다는 얘기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왔지만, 지금은 굴지의 테크기업들이 4~5년 전과 달리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도 ‘이걸 누가 쓰겠느냐’며 지금으로선 상상하지 못할 반응이 많았다”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 디지털 자산 역시 처음 나오다 보니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지금은 부정적 인식을 갖고 문제점에 집중하기보다는 다가오는 디지털 금융의 미래에 대해 얘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성·투명성을 제고하는 법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3년 전 방문한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마이뱅크는 점포 없는 플랫폼 은행이었는데 중국 서부 농촌에서 대출 신청을 하면 10만 개의 데이터를 가공해 인공지능 심사로 3분 내에 대출 여부와 금리 수준을 결정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정보 독점에 따른 이윤 추구 우려나 개인정보 소유권 이슈에 대해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중국은 다양한 개인정보 활용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법적으로 불가능하고 경쟁 업체가 많은 데다 산업 자체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마이데이터’ 도입에 따라 개인정보도 개인 선택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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