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남편이 매일 간식 들고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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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민(30)·이지은(여·27) 부부

저(지은)와 남편은 같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알게 됐습니다. 함께 일한 시간은 길지 않았어요. 제가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임용고시 준비로 일을 그만뒀거든요. 남편이 몇 달 뒤 가게 일을 도와주러 하루 출근했습니다. 그날 일이 끝난 뒤 어쩌다 보니 맥주를 한잔하게 됐고, 친해졌어요.

다음날부터 남편이 제가 일하는 가게로 매일 찾아왔습니다. 독서실 가다 들린 거라면서 말이죠. 당시 가게를 비울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식사를 거른 적이 많았는데요. 남편이 항상 간식거리를 챙겨다 줬어요. 그런데 얼마 후, 친구로부터 가게와 남편이 다니는 독서실은 반대 방향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그때, 남편이 제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인이 됐습니다.

연애하다 고비도 있었는데요. 남편이 강원도 임용고시를 본다고 했을 때예요. 장거리 연애할 자신이 없던 저는 더 정들기 전에 정리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죠. 이별을 통보했는데, 남편이 다음날 퉁퉁 부은 눈으로 저를 찾아왔어요. 그러고는 제가 싫다면 강원도 임용고시를 보지 않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재결합했는데, 남편은 결국 동해시 체육 교사가 됐답니다. 하하.

남편이 교사가 되고 난 뒤 처음 맞는 제 생일이 평일이었는데요. 남편과는 주말에 보기로 하고 당일은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친구들이 나가더니 풍선과 꽃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그 뒤로는 남편이 따라 들어오더라고요. 정말 놀랐죠. 남편은 직접 쓴 손편지와 함께 제게 프러포즈했습니다. 저희는 2019년 12월 1일 결혼했어요.

결혼을 결심한 지는 오래됐지만, 양가 도움 없이 저희 힘으로 하려다 보니 예상보다 조금 늦었어요. 그렇지만 어느새 2년 차 부부가 됐고, 드디어 신혼집 입주도 앞두고 있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