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 나성범 “2년만의 토종홈런왕, 내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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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영 기자의 베이스볼 스펙트럼

‘홈런 공장장’ 최정, 27개로 2위
2017년 이어 타이틀 탈환 도전
28개 1개차 선두 달리는 나성범
2013년 데뷔후 첫 홈런왕 꿈꿔

23개 4위 양의지도 주목해야

나성범(NC·사진 오른쪽)과 최정(SSG·왼쪽)의 홈런포가 시즌 막바지로 향할수록 불을 뿜고 있다.

나성범은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최근 10경기에서 6개의 홈런포를 몰아치며 홈런 부문 단독 선두(28개)로 올라섰다. 뒤를 이어 최정도 ‘이름값’을 하며 27홈런으로 나성범을 1개 차로 바짝 쫓고 있다. 최정은 최근 10경기에서 4개의 대포를 쏘았다. 두 선두 모두 9월 들어 홈런 페이스에 가속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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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생애 첫 홈런왕에, 최정은 2016∼2017년에 이어 3번째 홈런 타이틀 획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토종 선수가 홈런왕에 오르면 2019년 33개의 대포를 가동해 홈런왕에 등극한 박병호(키움)에 이어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스)가 47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했다.

최정과 나성범은 스타일이 사뭇 다르다. 최정은 ‘홈런 공장장’으로 불린다. 최정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행진을 이어왔다. KBO리그 최초. 아울러 2016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으며, 이는 리그 역대 4번째다. 최근 6년간 최정의 한 시즌 평균 홈런 수는 35개에 달한다. 같은 기간 홈런 2위 김재환(두산·30.2개)을 압도하는 수치. 아울러 최정은 역대 2번째 400홈런 고지에도 불과 5개만을 남겨 놓았다. 지금 페이스면 400홈런은 올 시즌 내 달성이 유력하다.

홈런 타구를 얻기 위해선 최대한 타구를 띄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정은 홈런에 최적화된 ‘어퍼 스윙’을 구사한다. 어퍼 스윙은 장타를 의식한 발사각을 중요시하는 타법으로 아래서 위로 걷어 올리는 스윙. 최정은 타고난 힘에 폴로스루가 좋아 타구의 비거리를 늘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최정은 2012년 이만수 당시 SK(현 SSG) 감독의 조언에 따라 타격 자세를 어퍼 스윙으로 바꿨다. 이후 매년 타격 자세 수정에 공을 들인 최정은 2016년 자신에게 딱 맞는 최적의 홈런 스윙을 찾았다.

나성범은 2년 차인 2014년 30홈런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20홈런 이상을 남겼다. 특히 나성범은 지난해 34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을 때렸다. 나성범의 홈런 개수가 늘어난 것은 타격폼 변화에 있다. 나성범은 2019시즌을 앞두고 배트를 쥔 두 손의 위치를 귀 높이에서 가슴 쪽으로 내렸다. 타격 과정을 간소화해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한 시도. 이후 나성범은 어떤 코스·어떤 구질에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여기에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더 보강하면서 홈런이 크게 상승했다.

공교롭게도 NC(49승 4무 49패)와 6위 SSG(51승 5무 5패)는 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성범과 최정의 홈런 레이스가 더 흥미진진한 이유. 13일 기준 NC는 42경기, SSG는 3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남은 경기 수로 보면 나성범이 다소 유리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작은 구장인 인천SSG랜더드필드(좌우 95m·중앙 120m)를 쓰는 최정이 더 이점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두 선수 외에 NC 포수 양의지도 주목해야 할 선수다. 양의지는 체력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포수임에도 23개의 홈런포를 날려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양의지는 올해 타격 3위(0.336), 타점 3위(85개), 장타율 1위(0.612) 등 이번 시즌 타격 주요지표에서 상위 3걸에 이름을 올렸다. 만능형 타자인 셈. 양의지는 2004년 34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박경완(당시 SSG)에 이어 17년 만에 포수 홈런왕에 도전한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