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2.1.21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영화
[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28일(日)
‘지옥’ 연상호 “이런 격렬한 호불호를 원했다”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서울=뉴시스] 연상호 감독. *재판매 및 DB 금지
넷플릭스 ‘지옥’ 연상호 감독 인터뷰
“불확실성이 만들어내는 지옥 그려”
“이때 나오는 휴머니즘이 궁금했다”
‘부산행’ 이후 쉼 없이 작품 활동 중
“영화감독이 내 일, 난 일을 할 뿐야”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은 문제작이다. 지난 19일 공개되고나서 하루 만에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일주일 넘게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드라마가 담아낸 이야기 또는 연출 방식을 두고 꽤나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옥’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에 관한 얘기부터 ‘지옥’의 완성도를 어느 정도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서 ‘지옥’에 10점을 준 사용자는 24.6%였고, 1점을 준 사용자 역시 7.4%로 그 비중이 작지 않았다는 점은 현재 이 작품이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이번 작품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연상호(43) 감독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연 감독을 지난 25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현재 ‘지옥’이 보여주고 있는 흥행을 두고는 “이정도까진 기대한 적이 없어서 어리둥절하다”면서도 이 작품을 향한 강한 호불호에 대해선 “원했고 기대했던 반응”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이런 리액션을 의도했다”고도 했다. “관객을 보편적으로 만족시킬 이야기라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마니악하고 마이너한 취향을 가진 분들이 좋아할 거라고 봤죠. 보신 분들이 평을 어떻게 하시든, 또 이 작품을 어떻게 보시든, 격렬한 반응이 있다는 건 창작자로서 바랐던 일입니다.”

‘지옥’은 죽음을 예고하는 미지의 존재에서 출발한다. 과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 “너는 ㅇ월ㅇ일 ㅇㅇ시에 죽는다”고 말하면, 정확히 그 시간에 맞춰 또 다른 정체 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이 메시지를 받은 사람을 죽인다는 설정이다. ‘지옥’에선 이를 고지(告知)와 시연(試演)이라고 부른다. 이제부터 연 감독은 질문을 던진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때 등장하는 게 새진리회라는 종교 단체를 이끄는 정진수(유아인)다. 그는 이 현상이 죄 지은 인간을 벌하는 신의 계시라며 인간들에게 더 정의로워질 것을 요구한다. 이제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앞서 국내 드라마 중 이처럼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했던 작품은 없었다. 이건 분명 연상호만이 줄 수 있는 충격이다. 하지만 그는 ‘지옥’을 “우리 현실과 아주 작은 차이가 만든 이야기”라고 했다. “죽는다는 건 인간의 예정된 숙명이죠.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어요. 그런데 이 작품엔 언제 죽을지 알려준다는 내용이 있는 겁니다. 하지만 왜 죽어야 하는지 그 이유는 없는 거죠. 이 아주 작은 차이만으로도 인간과 조직과 사회가 움직이는 폭이 달라질 거라고 봤어요.” 연 감독은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해 생겨나는 지옥이 콘셉트였다”고 설명했다.

이제 ‘지옥’은 이 알 수 없는 사건을 두고 각자 다른 길을 가는 인간들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정진수의 주장을 신봉하기 시작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경단을 꾸려 죄 지은 자들을 벌하기 시작한다. 어떤 이들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건 종교 단체가 아닌 법 체계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이들은 삶을 포기해버린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그래도 인간을 믿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연 감독은 “이 모든 주장에 내가 있다”고 했다. “그들의 모든 사상에 일부분은 동의한다. 이 다양한 생각들이 사회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휴머니즘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가 말하는 휴머니즘, 제가 믿는 것이요? 글쎄요. 개인적으로 기대고 싶은 건 있습니다. 다음 세대가 있다는 것이죠. 다음 세대에겐 희망이 있고,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우리 사회를 버틸 수 있게 해준다고 봐요. 다음 세대에게 기댈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고 바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 세상이란 건 얼마나 끔찍한가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연 감독의 자기 말 그대로 이 작품을 최소한의 희망을 남겨놓은 채 끝맺는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연 감독은 영화를 찍는 것 뿐만 아니라 각본을 쓰고 그림도 그린다. 2016년 ‘부산행’을 선보인 이후 그는 다양한 플랫폼을 오가며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그는 ‘반도’(2020)를 개봉시켰고, 올해 ‘방법:재차의’ 각본을 썼으며, ‘지옥’ 촬영을 끝내고 선보이기까지 했다. 이쯤 했으면 쉴 만도 하지만 그는 현재도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아마 그는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바쁘게 살고 있는 창작자일 것이다. 그는 이런 행보에 대해 “일을 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특별한 열정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좋아서 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들 매일 일하시잖아요. 전 영화감독이 일이니까 제 일을 계속 하는 거죠. 전 운 좋게 제가 좋아하는 걸 일로 하고 있어요. 다행입니다. 제가 아주 재능 있는 창작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거죠. 제가 가진 어떤 모양이 있다면 그 모양대로 만들어갈 겁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에게 최근 성과에 대한 자평을 해달라고 했다. 그는 “성실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현재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를 찍고 있다. 이 작품엔 배우 강수연과 김현주 등이 출연한다. 연 감독은 ‘정이’를 시(詩)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한국언론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문화부 SNS 플랫폼 관련 링크



[ 많이 본 기사 ]
▶ 6년간 며느리 성폭행한 시아버지의 독설...‘미친.사랑.X’
▶ 지적장애 부인을 동창과 함께 강간한 인면수심 40대
▶ 홍준표, 측근 전략공천 요구… 尹, 사실상 거부
▶ 송영길 딜레마…“이재명으로 정권교체” 득일까 실일까
▶ ‘이특 누나’ 박인영, 성전환 사진 공개…“깜놀”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모텔 감금 옷 벗기고 폭행장면 영상..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사과… “말 사..
‘위조품 논란’ 유튜버 프리지아측, 다..
‘리니지’ 게임 변조해 불법 온라인 도..
박원순 성폭력 생존자의 기록 ‘나는 피..
topnew_title
topnews_photo 징역 7년 선고, 범행 가담 동창도 징역 5년…“변태적·일탈적 성욕 충족”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부인을 여러 차례에..
mark6년간 며느리 성폭행한 시아버지의 독설...‘미친.사랑.X’
mark홍준표, 측근 전략공천 요구… 尹, 사실상 거부
김새롬 “사랑에 많이 미쳐 ‘실수’도 한 번 했다”
윤석열 “최, 조건없이 돕기로”…최재형 “洪과 종로 이야..
백신패스 받으려 일부러 코로나 걸린 가수, 결국 숨져
line
special news ‘이특 누나’ 박인영, 성전환 사진 공개…“깜놀”
배우 박인영이 근황을 전했다.박인영은 19일 인스타그램에 “깜놀(깜짝 놀랐다)”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line
김병찬, “살해 전날 모자 왜 샀나” 묻자 “머리 눌려서”
MBC 스트레이트, ‘김건희 녹취록’ 후속보도 돌연 취소
송영길 딜레마…“이재명으로 정권교체” 득일까 실일까
photo_news
김찬우 “김원희에 고백했다 차여”…14세연하와..
photo_news
“정찬성, 챔피언 볼카노프스키 능가하긴 어려..
line

illust
이가흔, 학폭 의혹 딛고 수의사됐다 “해방감 만끽”
[이우석의 푸드로지]
illust
김치 올려 한술… 김에 싸 또 한술… ‘갓 지은 밥’의 힘
topnew_title
number 모텔 감금 옷 벗기고 폭행장면 영상통화로 보여..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사과… “말 사망…책임 통..
‘위조품 논란’ 유튜버 프리지아측, 다른 의혹 부인..
‘리니지’ 게임 변조해 불법 온라인 도박장 운영한..
hot_photo
아이유, 과감한 시스루 원피스…..
hot_photo
교통사고 후유증 딛고 ‘미스터 뉴..
hot_photo
왕지원, 3세 연하 발레리노 박종..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