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백신면역 회피 여부 ‘주목’… “몇달안에 유럽 감염의 절반 넘을 것”

속속 드러나는 새 변이 위험성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 한 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얻게 되는 ‘자연 면역’을 회피하는 비율이 델타·베타 변이보다 3배나 높다는 초기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단 오미크론을 둘러싼 △전염성 △면역 회피 가능성 △중증화 여부 등 3대 의문 중 앞의 2개에서는 위험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이 백신 접종으로 생성되는 면역도 회피하는지에 주목되는 가운데, 유럽에서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지 일주일 만에 유럽 국가 절반 이상에서 감염이 확인되는 등 오미크론의 확산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염병 모델링·분석센터(SACEMA)와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오미크론이 델타, 베타 변이보다 3배로 높은 재감염 위험을 갖고 있으며 오미크론이 감염으로 형성된 (자연) 면역을 회피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남아공에서 2020년 3월∼2021년 11월 27일까지의 코로나19 확진 사례 279만6982명을 분석한 것으로, 이 중 3만5670명이 재감염으로 의심된다고 한다. 이들은 “오미크론의 재감염 위험은 제2차, 3차 대유행 당시 델타, 베타 변이와 연관된 것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신규 감염이 아닌 재감염의 증가는 새 변이가 감염으로부터 획득한 자연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을 발전시켰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남아공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급증 추세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사흘간 2273명(11월 29일)→4373명(11월 30일)→8561명(12월 1일) 등 거의 두 배씩 늘다가 이날 1만 명 선을 넘은 1만1535명으로 집계됐다.

오미크론은 전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내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26일(벨기에)로, 일주일 만인 이날 EU 회원국의 절반이 넘는 14개 국가에서 오미크론이 확인됐다. 비회원국인 영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까지 합치면 유럽에서만 18개 나라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이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몇 달 안에 오미크론이 EU 내 감염의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캘리포니아·미네소타·콜로라도 등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미국에서는 이날 뉴욕주에서도 감염 사례가 5건 확인됐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