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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6일(月)
침대에 키 맞추는 文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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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지옥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 선의(善意)로 포장돼 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첫해부터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다면서 최저임금 과속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직(失職) 공포’다. 내년 한 해 동안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약 13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이 중소기업중앙회의 추산이다. 아르바이트 일자리의 주요 공급처였던 편의점들조차 무인점포로 대응하는 중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문 정부의 대표 브랜드다. 그럼 그 결과는? 공기업 신규 채용이 반 토막 났을 뿐이다.

주 52시간제 역시 전철을 밟는 중이다. 물론 직원 평균 연봉이 8000만 원 이상 되는 대기업 근로자들은 누구 말대로 ‘저녁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9988’ 국내 기업 중 99%는 중소기업이고, 88%의 노동자는 중소기업에 적을 두고 있다. 자영업까지 합하면 절대다수의 인구가 이 분야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할 수만 있다면 좀 더 일을 하더라도 좀 더 많은 임금을 받기를 원한다. 52시간제로 당장 실질임금 감소를 겪게 된 이들은 얇아진 월급봉투를 다시 채우기 위해 또 다른 일터를 찾아 헤매느라 아예 ‘저녁 없는 삶’을 강요당하고 있다.

저임 노동자만이 아니다. 전형적 화이트칼라인 한국은행 직원들에게도 52시간제는 골치 아픈 존재다. 지난해부터 한은의 경제전망 발표가 한 달 반씩 미뤄졌다. 과거에는 월초에 경제 관련 통계가 나오면 평일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 경제전망을 기간 내에 완성했지만, 획일적인 시간 규제가 국가 경제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경제전망까지 비틀어버린 것이다. 연구·개발(R&D)·신산업 창업 등의 두뇌 활동은 유연한 노동시간이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주 120시간 근무’ 발언은 결코 틀린 게 아니다. 쉴 때 푹 쉬더라도 일할 수 있을 때 바짝 하면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지난달 30일 52시간제를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하면서 비현실적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52시간제는 전형적인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다. 이 침대는 손님의 키가 맞지 않으면 다리를 잘라버리거나 잡아 늘여 버린다. 왜 세상 모든 사람이 침대의 크기에 자신을 맞춰야 하는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침대에서 잘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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