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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21일(火)
종교 화합 해치는 政-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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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선 문화부 선임기자

대한불교 조계종 조계사 앞에 여느 해처럼 성탄축하 연등이 켜져 있어 반갑다. 올해는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불교계가 정부의 크리스마스 캐럴 캠페인 추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 등으로 격앙돼 있어서다.

거리에 성탄 노래가 울려 퍼져야 한다며 기독교 단체들이 캐럴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그걸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사달이 났다. 우리는 다종교 국가인데, 정부가 캐럴 캠페인을 공동 추진한 것은 편향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불교계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황희 문체부 장관이 천주교 신자이니 특별히 배려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나 그런 의혹을 초래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청래 의원의 발언 역시 종교 편향이라고 불자(佛子)들은 보고 있다. 정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받는 사찰을 초들며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라고 비아냥거렸다.

일부 사찰이 입장료를 받는 것은 법률에 근거한다. 사찰 부지가 국립공원으로 편입된 것에 대한 보상 성격이 있다. 절집이 국보, 보물 등 불교 문화재와 명승을 관리하는 책임을 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상황이기에 정부가 등산객의 입장료 부담을 덜어주려면 불교계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 의원이 그런 상황을 알고도 사찰을 야바위꾼 취급하는 발언을 했다면, 국민을 우중(愚衆)으로 여겨서이다. 어떤 돈이라도 내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지지를 받으려 한 것이다. 그가 SNS에 밝혔듯 발언 후에 알았다면, 국회 문체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

정 의원은 불교계 항의에도 50여 일 동안 묵묵부답하다가 논란이 커진 뒤에야 “표현상 과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조계종 스님들은 “표현 문제로 호도하는 것이니 사과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전국 사찰에 정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지난 16일엔 중앙종회 스님들이 민주당을 항의 방문했다.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가 사과하기는 했으나, 정 의원의 버티기를 묵인하며 두남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가 불심(佛心)이 대선 정국에 영향을 줄까 봐 뒤늦게 걱정하는 모양새다.

조계종 총무원의 한 간부 스님은 “정 의원 측을 접촉해보니 지역구에 기독교인이 많으니 손해 볼 게 없다는 태도가 역력하더라”고 했다. 정 의원이 그랬다면 옥셈일 뿐이다. 참된 기독교인이라면, 잘못된 논리로 타 종교를 폄훼하는 의원을 지지할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지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종교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대편 종교의 가치를 인정하며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업을 함께해야 합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도 올해 성탄 축하 메시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종교가 앞장서 상호 존중과 화합으로 평화롭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우리 기독교와 불교계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이처럼 넉넉한 품을 보여주니 미덥다. 정부와 여당 정치인이 종교 편향 논란을 일으키며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새삼 가소롭게 느껴진다.
e-mail 장재선 기자 / 문화부 / 부국장 장재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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