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허블망원경을 통해 확보한 중간질량블랙홀(IMBH)의 존재 가능성과 천문학계 주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미지. 블랙홀에 끌려 들어온 별들의 잔해가 형성하는 원반 형태를 형상화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국립천문광학관측소(NOAO)는 1992년 2월 11일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블랙홀과 관련된 최초의 증거를 찍는데 성공한 바 있다. 출처=나사(NASA)
NASA,‘허블 후계자’ 내일 발사
지구 150만㎞ 거리에서 돌면서
성운속 뚫고 더 깊은 은하 관측
외계생명체 존재 가능성도 탐색
우주 과거-미래 보는 창문인 셈
허블 최대 성과는 ‘블랙홀 관측’
138억 년 전 우주의 탄생과 외계 생명체의 신비를 풀어줄 사상최대의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이 크리스마스날인 25일 드디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1세대 우주 망원경으로서 많은 업적을 남기고 곧 은퇴할 허블 망원경보다 더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4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실은 아리안-5 로켓이 수차례 발사 연기 끝에 드디어 25일 오후 9시 20분(현지 시간 오전 9시 20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1990년 4월 25일 발사돼 지구 주위를 30년 이상 돌며 우주의 나이와 블랙홀 관측 등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온 허블 망원경을 잇는 차세대 우주 망원경이다. 제임스 웹은 발사 후 약 30일 간 항해를 계속해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심(深) 우주에 도착, 우주 탄생 이후 최초 별이 생성되는 순간과 우주에 생명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탐색할 전망이다.
제임스 웹이 작동하는 위치는 L2라고 부르는 장소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중력의 평형을 이루는 5개의 위치를 부르는 라그랑주 점 가운데 하나다. 이중 태양, 지구와 일직선을 연결했을 때 지구 바깥쪽에 있는 두 번째 라그랑주 점을 L2라고 한다. 라그랑주 L2 지점은 대략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4배에 달하는 먼 곳이다. 제임스 웹은 L2를 중심으로 태양을 등진 채 지구와 같은 공전 주기로 움직이며 우주를 관측하게 된다. NASA의 2대 국장 제임스 에드윈 웹의 이름을 딴 새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무게는 절반(6.2t)이지만 빛을 모으는 반사경의 지름은 6.5m로, 허블(2.4m)의 2.5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허블이 지구 상공 559㎞ 궤도를 96분마다 한 바퀴씩 돌면서 사람의 눈처럼 가시광선을 관측하는 광학 우주망원경이었다면, 제임스 웹은 별이 탄생한다는 성운 속을 뚫고 더 깊은 우주를 볼 수 있는 적외선 우주망원경이다. 138억 년 전 우주의 탄생(빅뱅) 이후 태어난 첫 별과 은하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자외선 분광기로 먼 외계 행성의 대기를 분석해 생물의 존재 가능성도 파악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우주의 과거와 미래를 한꺼번에 보는 창문인 셈이다. 1996년부터 만들기 시작해 약 100억 달러(11조80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선배 격인 허블 망원경은 오는 2028년에서 2040년 사이에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운명을 마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30년간 △블랙홀 관측(1992년 은하 M87 중심부 관측) △우주의 나이(138억 년) 확인 △‘허블 딥필드’(Hubble Deep Field, 1995년 2000개 이상 은하 관측) △‘허블 울트라 딥 필드’ (2003~2004년, 우주초기 갓 태어난 1만 개 은하 관측) 등의 과학적 성취를 이루었다. 양유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허블은 몇 번의 고장이 났고 점차 노후화되고 있지만 허블 상수 측정, 우주의 가속 팽창(암흑 에너지) 발견, 최초의 심우주 관측 등 많은 업적을 달성했으며 완전히 수명이 다할 때까지 천문학자와 인류의 눈이 되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 박사는 “다음 주자인 제임스 웹도 크게 4가지 중요한 임무를 갖고 있는데 우주 초기의 은하, 은하의 생성과 진화, 별의 탄생, 외계 행성 연구가 그것”이라며 “허블 망원경보다 더 긴 파장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먼 곳, 즉 더 과거의 우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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