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 설 前 ‘마의 40%’ 달성 난기류… ‘굳어진 3자구도’에 박스권 갇히나

“野 단일화 실패해도 힘들어”
당 내부서도 긴장감 드러내
미지근한 호남 민심도 숙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설 명절 전에 지지율을 40%에 안착시켜 승기를 잡으려던 전략이 난기류에 빠졌다. 당내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으로 3자 구도가 굳어지면서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난 주말 여론조사의 추이를 보며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10%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많다”며 “이대로라면 야권이 단일화에 실패해 3자 구도로 가더라도 우리에겐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7.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35.2%, 안 후보는 15.1%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0∼11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 39.2%, 이 후보 36.9%, 안 후보 12.2%로 집계됐다.

지지율 답보에는 호남의 미지근한 민심도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의 실언과 당내 갈등 등 야권의 악재에도 호남 민심이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며 “아직 호남에선 ‘우리에게 더 많은 공을 들여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날 오후에 있을 권노갑·정대철 전 상임고문 등 민주당 원로들의 복당식이 반전 포인트가 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정 전 상임고문 등에게 직접 전화해 “호남이 위험하니 직접 뛰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낙관하는 기류도 있다. 설 명절 전에 40%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토론회 등을 통해 3자 구도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설 여론조사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미래와 경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민생 행보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주말에도 인천과 강원을 돌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시즌2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인용된 여론조사 수치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명진·손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