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탓할때 ‘얼마나 힘들었니’ 선생님의 위로… 살아갈 용기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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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보건복지부장관賞 최아현

To. 새로운 삶을 주신 상담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 아현이에요. 선생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편지를 남겨요. 선생님은 제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주셨어요. 이전까지의 상담은 그저 선생님이 원하는 답과 행동을 하는 것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다르셨어요. 온 마음과 사랑으로 저를 대해주셨지요. 그러나 저는 마음을 쉽게 열지 못했어요. 누군가가 저를 들여다보는 게 무서웠거든요. 그러던 중 선생님과의 상담은 끝이 났고 저는 안 좋은 일을 당했지요.

성범죄였어요. 그 사건을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한 채 매일 울었고, 죽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선생님께서 저를 불러 무슨 일을 당했는지 물어보셨죠. 저를 더럽고 추악하게 보실까 부끄러웠어요. 온 세상이 무너져 저를 뒤덮었지요. 하지만 선생님은 억지로 답을 강요하거나 다급하게 묻지 않으셨어요. 제가 모든 걸 털어놓고 자신이 너무도 더럽다고 했을 때, 선생님께선 전혀 더럽지 않다고 위로해 주셨어요. 그때 눈물이 터져 흐르고 말았어요.

아무도 저를 이해하지 못했고 보듬어주지 않았거든요. 모두가 흉보고 저를 탓할 때 선생님께선 지나치지 않으시고 도움의 손길을 주셨어요. 너를 이해한다,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냐는 그 말 한마디가 너무 감사해서 삶의 희망이 없던 제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선생님 덕분에 사건도 잘 해결됐고 저를 숨 쉬게 하는 공감대도 생겼어요. 제게 전화를 자주 하시고는 “괜찮다, 걱정 말라”고 끝까지 포근하게 안아주셨죠. 사랑받는다는 감정을 처음 느꼈어요. 나를 위해 울어주고 걱정하고 지켜주려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마음이요. 선생님과 같은 상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도 갖게 됐어요. 저도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과 희망을 주고 싶거든요. 울며불며 ‘난 할 수 없어. 죽고 싶어’라고 외치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 달려볼게요. 정점에 올라가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포근하게 안아줄래요.

세상 아무도 너희 편이 아니어도 나는 소중한 너희를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람이 죽도록 밉고 싫었지만 또다시 사람을 사랑하고 안아주려 합니다. 선생님이 계셨기에 지금의 저도 있는 것이지요. 새벽하늘의 향기도 아침의 공허한 공기도… 제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사랑하기에 살려고 해요. 엄마에게 받지 못한 위로를 엄마 같은 선생님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세상은 무너져 나를 뒤덮고 무너뜨렸지만 전 거름이 돼 새로운 삶을 탄생시킬 것입니다. 푸른 하늘 같은 마음이 너무도 예쁜 선생님께 항상 꽃길이 함께하길 기도하겠습니다. 전 맑게 살아가도록 노력할게요. 정말 사랑합니다.

최아현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