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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19일(水)
임진각 평화 곤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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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논설위원

임진각에서 운영 중인 평화 곤돌라를 타면 3가지 반전을 경험하게 된다. 2020년 9월 개통된 이 곤돌라는 하부 정류장을 출발해 민간인통제구역 내의 임진강과 논밭 위를 850m가량 운행한 끝에 상부 정류장에 도착한다. 전망대와 캠프 그리브스 전시관 등이 있는 이곳은 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 떨어진 지점이다. 관광코스를 둘러싼 철조망에는 지뢰 위험지역임을 알리는 경고판이 곳곳에 붙어 있다.

이즈음 첫 번째 반전을 경험한다. DMZ 관광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여기서는 북한의 산이나 들판 한 자락도 볼 수 없다. 능선과 전시관 건물 등이 북쪽 시야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탈감 속에 전망대에 오르면 임진강을 낀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왼쪽 통일대교를 시작으로 임진각, 독개다리, 자유의 다리, 북한산, 장단반도를 보고 있으면 두 번째 반전이 찾아온다. 안도감이 평온함으로 바뀌다 나른해지기까지 한다. 도라산 전망대에서 북한 땅을 볼 때의 긴장감과는 정반대다. 민간인통제구역에서 새삼 남쪽의 자유를 느끼게 된다.

스스로 민망해 보이는 푸른색 도보다리 모형을 뒤로하고 우측 언덕을 오르면 캠프 그리브스 전시관이다. 이곳에는 6·25전쟁 이후 50년간 미2사단 506연대가 머물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장이라는 안내가 신기하지만 세 번째 반전은 다른 곳에서 찾아온다. 철망 뒤로 비어 있는 미 장교 막사와 국군이 거주 중인 막사가 공존하는 장면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 동맹을 둘러싼 논란이 떠오르면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온다. 이어 들어선 전시관은 6·25전쟁의 공포와 참혹함을 상기시키는 기획으로 구성돼 있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마지막 코스에 걸려 있는 현판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 땅의 모든 사람이 갑작스럽게 전쟁의 포화 속에 서게 되던 그날로부터 70여 년이 흘렀다.… 더 이상 총칼이 오가지 않고 포성이 멈추었을 뿐, 그 멈춘 자리에는 몇 겹의 철책이 둘러쳐진 아주 튼튼한 경계가 그어졌다.… 일견 평화로운 하루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이는 우리는 끝나지 않는 전쟁의 그림자 한가운데 서 있는 셈이다.… 역사는 과거로 떠나는 여정이 아니라 현재의 과제로 돌아오는 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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