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 독립·신청사 이전… 경기도의회 “‘섬기는 의정’ 도약대 삼을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경기도의회 인사권 독립에 따른 선포식’에서 장현국 도의회 의장이 의회 깃발을 흔들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는 24일 입주하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경기도의회 광교 신청사 본회의장. 돔(dome)형 천장과 외벽이 투명 유리로 돼 있어 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외부에서 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정 지방자치법 올부터 시행
의회직원 임용 등 의장이 맡아
인사행정 이양받아 임무 막중

광교 12층 새 건물 24일 입주
주민 왕래 광장 아래 본회의장
발밑에서 민의 추구하는 상징

수원=박성훈 기자

“고려 제8대 현종 9년(1018년) 2월, 개성 등 13현을 ‘경기’라 칭하면서 경기도가 탄생한 지 1000년 하고도 4년이 더 지났다. 새 지방자치법 시행으로 자치분권이 새 국면을 맞았고, 경기도의회는 수원 도심지를 굽어보던 팔달산 중턱을 떠나 주민의 삶터가 있던 저지대에 새로 지어진 광교 신청사로 이전해 새 출발을 한다. 우리는 지금보다 낮은 곳에서 도민을 떠받들고 새로운 경기도 1000년을 열어가려 한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21일 ‘인사권 독립’과 ‘광교신청사 이전’이라는 두 가지 대전환을 앞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1년 공포된 개정 지방자치법이 올 들어 시행되면서 경기지사가 행사하던 도의회 사무처 직원 임용권이 경기도의회 의장에게 이양된 데 이어, 오는 24일에는 의회가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3가에서 광교신도시 중심부인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도의회 직원 인사, 의장이 직접 행사 = 앞으로 의회 사무처 직원의 임용 및 지휘·감독과 임면·교육·훈련·복무·징계 등에 관한 사항은 의장이 직접 처리하게 됐다. 그간 의정 활동 비중이 컸던 의장의 고유사무에 인사 행정까지 더해진 것이다.

경기도청에만 설치돼 있던 인사위원회가 도의회에 별도로 구성되고, 도의회 사무처 직원의 승진과 전보도 의장이 행사한다. 공무원 직렬로서 의회직이 신설됐다.

도의회는 지난 13일 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경기도의회 인사권 독립에 따른 선포식’을 열고 경기도와 인사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장 의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의회 사무처 소속 임기제, 속기직, 방송통신직 등 소수 직렬을 포함한 직급별 대표 공직자 5명에게 새로 제작된 도의회 공무원증을 수여하면서 의회 인사권 독립을 천명했다. 승진 및 전보를 포함한 올해 상반기 도의회 정기인사는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의회 신청사, 권위 벗은 ‘투명 의정’ 상징 = 오는 24일 새로 입주하는 도의회 신청사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옆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대에 지어졌다. 지하 4층·지상 12층(연면적 3만3000㎡) 규모로 도청, 경기도교육청과 맞닿아 있다. 세 건물을 위에서 보면 ‘사람 인(人)’자를 닮았는데, 세종대왕의 애민(愛民) 정신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청사 이전 작업은 과거 광교신도시 개발 초기 밑그림 작업부터 신청사 건립 등을 주도한 바 있는 이계삼 의회 사무처장이 총괄하고 있다.

새 의회 건물의 특징은 2∼3층 본회의장 천장의 돔(dome)형 유리창이다. 본회의장 바로 위층에는 일반인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광장이 있어 돔을 통해 언제든 의회 본회의장에서의 의정활동을 지켜볼 수 있다. 신청사는 주민의 발아래에서 민의를 추구한다는 상징으로서, 높은 자리에서 주권자인 도민을 내려다보는 권위주의를 탈피하겠다는 각오가 담겼다는 게 도의회의 설명이다.

본회의장 외벽도 투명유리로 돼 있어 장내에 입장하지 않아도 의원들의 활동을 볼 수 있다. 1층 로비 ‘경기 마루’는 도의회를 방문하는 누구나 별도의 출입증 없이도 이용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도서관과 의회 체험관 등 최첨단 복합문화시설이 마련됐다. 9∼12층에는 기존 청사에 없던 각 의원의 집무실이 생겨 언제든 의원을 독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장 의장은 “경기지사와 경기교육감을 민의를 향해 달리는 말에 비유한다면 도의원은 도민이 탄 마차를 모는 마부에 해당한다”며 “‘자치분권 2.0’ ‘광교 도의회 시대’의 길목에서 의회가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초석을 닦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