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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김종호 논설고문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24일(月)
국민이 귀를 씻고 싶어 할 2가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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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文대통령 “선거 중립” 표리부동
편향 확연한 인사 임기 연장 시도
선관委 직원 전체가 규탄에 나서

논란 계속되는 李후보 패륜 욕설
‘존중돼야 한다’는 與 주장까지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 지경 됐나


국립국어원이 표준국어대사전에 ‘부귀영화를 마다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로 풀이한 명사(名詞) ‘허유소부(許由巢父)’는 중국 고사(故事)에서 유래했다. 요(堯)임금이 천하를 넘겨주겠다고 하자, 허유가 더러운 말을 들었다며 강물에 귀를 씻었고, 소부는 그 물조차 소에게 먹이지 않았다는 전설 속 일화다. ‘귀를 씻는다’는 관용구가 생긴 것도 그 연장선이다. 탐욕을 멀리해야 하고, 남의 귀를 더럽히는 말도 삼가야 한다는 교훈이 담겼다. 오는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의 정치권 일부 언행도 국민이 귀를 씻고 싶어 할 만하다.

역대 대선(大選) 초유의 사태까지 부른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비(非)윤리·반(反)양심’ 행태 2가지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부의 엄정한 선거 중립” 표리부동이 그중의 하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9급 직원 전원과 전국 시·도 선관위 지도부는 헌정 사상 처음 집단행동에 나서, 문 정부의 ‘선거 중립성 훼손’을 공개 규탄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도 마지못해 포기했지만, 3년 임기가 24일까지인 조해주 선관위 상임위원의 3번째 사의(辭意)마저 반려하며 선관위원으로 3년 더 활동하게 하려고 한 편법 때문이다. ‘선관위의 안정적 운영’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전례 없던 편법으로 소가 웃을 일이다.

문 대통령 대선 캠프의 ‘특보’ 출신인 조 상임위원은 편향성이 확연했다. 선관위 실무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단 한 명인 상임위원으로 문 대통령이 선택한 그는 야당이 반발해 국회 인사청문회도 열지 못했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임명을 밀어붙였다. 그런 체제의 선관위는 여당 소속 서울·부산시장의 성(性)범죄 탓에 치르게 된 지난해 4·7 보궐선거에서, ‘보궐선거 왜 하죠?’ ‘내로남불’ ‘우리는 성 평등에 투표한다’ 등의 문구 사용을 금지했다. 반면, 여당 후보인 ‘기호 1번 투표 권유’로 비치는 ‘일(1) 합시다’ 캠페인은 허용했었다. 그의 임기 연장 시도에 대해 선관위 직원들이 “선관위가 과연 헌법기관으로 존재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직이 완전 망조” 등으로 개탄한 이유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그의 사표를 수리하면서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선의(善意)에서 비롯된 것인데, 취지와 달리 논란이 생겨 유감”이라고 했다.

또 귀를 씻고 싶게 하는 일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거듭 사과했어도 새삼 논란이 되는 ‘패륜 욕설’이다. 이 또한 대선 사상 초유의 일이다. 국민의힘 측은 이 후보의 인성(人性)이 어떤지를 국민이 알아야 한다며, 인터넷에만 떠돌게 하지 말고 공영방송도 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럴 순 없다. 경기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가 친형이나 형수와 통화하며, 녹음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퍼부은 욕설은 보편적 언론 매체가 그대로 옮기지 못할 수준이다.

신문이나 잡지가 전하더라도 실제 표현을 ‘X’ 반복 표기 등으로 숨길 수밖에 없다. 일부 유튜브에선 적나라하게 틀기도 하지만, 공영방송을 포함한 일반 방송은 묵음(默音) 처리가 불가피한 대목이 잇따른다. 그렇게는 방송하더라도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서 큰 의미가 없다. 유튜브에서 원본을 들은 네티즌들이 올린 댓글 중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한 표현이 ‘소름 돋네. 듣다가 심장이 떨려서 중간에 끊음’ ‘너무 충격입니다. 슬퍼지는 대한민국’ ‘악마도 두 손 들고 가겠다’ ‘세계 욕쟁이대회 국가대표로 보냅시다’ ‘가족한테 저러는데 국민한테 어찌할지 뻔하다’ 등이다.

그런 욕설과 함께, 이를 옹호하는 주장도 많은 국민이 귀를 씻고 싶을 것이다. 민주당선대위 동물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녹취 욕설? 거침없이 진화하는 이재명’ 제목의 글에서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대강 어떤 내용이자 흐름이라는 것은 이곳저곳에 있어 짐작은 된다’며 ‘사적 영역에서 무엇을 하건 개입할 것은 없고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전한 신문 기사에 시민들이 단 댓글 중에서 비교적 점잖은 내용이 ‘자제분들에게도 그리 가르치겠습니까 교수?’ ‘동물권위원회이니 동물 입장에서 옹호하는 것’ ‘추악한 수준이 사람 같지 않아 보인다’ 등이다.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이런 지경까지 된 건가. 국민 모두 자문(自問)이라도 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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