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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25일(火)
1~3세대 실손, 폭넓은 의료보장 매력… 갱신 때 보험료 많이 올라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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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송재우 기자

■ 10문10답 - 4세대 실손보험 전환 득실
4세대 전환하면 1년간 ‘반값’… 자기부담금 높아 병원 자주 가면 불리

지난해까지 총 3900만명 가입
1,2세대 자기부담 사실상 ‘0’
계약기간내내 ‘무상의료’ 장점

병원이용만큼만 더 내는 4세대
갈아타면 年최대 15만원 줄지만
혜택 줄어 전환율은 1%에 그쳐

文케어로 건보 보장성 강화에
의료쇼핑·비급여 과잉진료 겹쳐
작년 3분기 1세대 손해 140.7%
보험료 100원 받고 140원 준 셈

당국, 전환실적 평가 압박에도
보험사 14곳중 10곳 전환 거부



실손의료보험은 1999년 처음 설계·판매된 이후 20여 년간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3900만 명에 달한다. 공(公)보험인 국민건강보험(건강보험)과 함께 국민의 의료 서비스를 책임지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실손보험 운용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통제 이상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비를 과도하게 책정하거나 이른바 ‘의료쇼핑’이 확산하면서 부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해 정책적 차원에서 지난해 7월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됐다. 이 역시 제도가 안착하기는커녕 실손보험 가입자와 업계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1∼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대폭 이뤄진 것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1. 실손보험은 어떻게 탄생했나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실제 손실 보장)해 준다는 뜻에서 ‘실손의료보험’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위기 등을 겪은 뒤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제도를 도입했다. 건강보험 재정을 충분히 늘려 보장률을 높이기보단 실손보험이 국민의 의료비를 일정 부분 부담토록 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 민간보험이 공보험을 보완하는 사례를 도입한 것이다. 당초 손해보험회사들만 실손보험을 판매했으나 2003년 보험업법 개정으로 생명보험회사들도 특약 형태로 실손보험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실손보험은 비갱신 보험과 달리 질병에 걸릴 위험률과 보험금 지급 실적 등을 반영해 보험료가 1∼5년마다 바뀐다. 보험료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증가한다. 제도 도입 이전인 1999년 처음 출시된 뒤 2009년 10월까지는 의료비를 전액 보장하는 상품이 많았지만 2009년 10월부터 판매된 2세대 실손보험부터는 자기 부담금이 차차 늘어났다.

2. 올해 1·2세대 보험료 인상 이유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세대와 2세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손해율)은 각각 140.7%와 128.6%에 달했다. 이는 100원을 받고 각각 140원, 128원을 내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보험사들의 2021년 실손보험 적자규모는 3조 원을 넘어섰다.

실손보험의 적자규모 증가로 보험료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특히 1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고령자(60세 이상)가 갱신기간(5년)을 맞은 경우 증가율이 45% 수준으로 가파른 편이다. A보험사의 경우 60대 남성 기준 지난해 월 7만5680원이던 보험료가 10만9736원으로 증가했다. B보험사도 같은 기준 월 보험료가 13만2832원에서 19만2606원으로 훌쩍 뛰었다. 2세대 실손보험도 갱신기간(3년)을 맞은 60대 남성 가입자의 보험료가 44.0~32.8%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이 때문에 올해 2세대 실손보험료 또한 60대 남성 기준 8만 원 안팎으로 설정됐다.

3. 실손보험 적자 누적 원인은

실손보험 적자가 갑자기 불어난 가장 큰 원인은 의료계의 비급여 과잉진료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과 동시에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문재인 케어’ 구상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2017년 62.7%에서 2022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소득수준에 비례한 연간 본인 부담 상한액 적정관리, 노인 등 취약계층 의료비 부담 완화,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 확대 등 의료안전망 확대를 내걸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부작용이 생겼다. 건강보험 급여 항목 확대로 소득이 줄게 된 의료계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실손보험금이 적용되는 비급여 분야 영업에 열을 올렸다.

가령 백내장의 경우 2020년 9월 비급여 검사비가 급여화되자 일부 의료기관에선 비급여 다초점렌즈 가격을 대폭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A의원은 2020년 7월 백내장 검사비(비급여) 390만 원, 다초점렌즈비(비급여) 91만 원 등의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으나 그해 11월에는 백내장 검사비(급여)를 3만 원으로 내리는 대신 다초점렌즈비(비급여)는 478만 원으로 크게 인상하는 식이다. 일부 가입자의 과도한 의료쇼핑도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에 한몫했다. 실손보험 적자 급증은 정부의 비급여 진료 관리 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4. 4세대 실손보험은 왜 탄생했나

실손보험 적자가 불어나며 보험사들이 매년 적자를 보는 지경에 이르면서 금융감독원은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게 했다.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보험상품인 실손보험의 역할이 위축되지 않고 지속 가능하도록 보상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한 방식이 4세대 실손보험이라는 설명이다.

4세대 실손보험의 성격은 ‘적게 내고 적게 받는’ 보험으로 정의된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가입자들은 적은 보험료를 내고, 비급여 의료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경우 자신의 의료 이용량에 맞게 보험료를 더 내게 된다. 금감원은 “국민 약 75%가 이용하는 보험서비스인 만큼, 가입자 전체의 관점에서 보험료 부담과 의료서비스 혜택이 형평에 맞게 배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5. 당국의 4세대 전환 유인책은

정부와 보험업계는 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1·2세대 보험 가입자 가운데 고령층이 많고 보장 범위가 넓은 1·2세대 보험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전환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오는 6월까지 기존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 상품으로 전환할 경우 올해 보험료를 50% 할인해 준다고 밝혔다.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이다. 4세대 실손보험료가 1만~2만 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6만~15만 원의 할인 효과가 예상된다.

또 일부 손보사는 1~3세대 실손보험을 4세대로 전환할 경우 보험료의 200%를 지급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판매 실적이 저조한 경우 불이익을 주는 강경한 대책도 구상 중이다. 보험사들의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도록 전환 현황을 점검하고, 그 실적을 경영실태평가(RAAS)에 반영할 예정이다.

6. 보험료 줄어도 외면당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1~3세대 실손보험을 4세대로 갈아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전환을 꺼리고 있다. 1~3세대 실손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면서도 의료비용을 폭넓게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4세대 전환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보험료만 놓고 보면 4세대 실손보험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보험사가 실손보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안 그래도 비싼 1~3세대 보험료를 더 높였기 때문에 유인이 상당하다. 하지만 1, 2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아예 없거나 사실상 무료라는 평가가 나온다. 1, 2세대 가입자 입장에서는 반값 보험료를 위해 보험계약 기간 내내 누릴 수 있는 ‘무상의료’를 버릴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전체 실손보험가입자의 1% 수준(약 40만 명)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 1·2세대 실손보험의 특징은

실손보험이 처음 나온 것은 1999년이지만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게 된 계기는 2000년대 중반 생보사들도 실손보험을 팔기 시작하면서다. 각 보험사는 1세대 실손보험에 자기부담금이 없는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이 상태로 보험사들은 2009년 9월까지 1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했다. 하지만 운영에 부담이 커지면서 2009년 10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2세대 실손보험부터는 자기부담금이 붙기 시작했다. 2세대 실손보험은 통원 시 자기부담금이 외래는 최고 20만 원, 처방조제는 10만 원이다. 1세대는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고 보장범위도 넓어 질병의 경우 180일 면책 기간도 주어진다. 두 세대의 실손보험은 해외치료비도 보장한다. 2세대 실손보험은 급여 자기부담금이 1세대보다 높다. 면책 기간이 없어 가입하자마자 바로 보상이 가능하다. 해외치료비는 면책되고, 치과·한방·치질 급여 부분도 보상된다.

8. 3세대 실손보험이 부른 논란은

3세대에서는 ‘안정화 특약’이 생겼었다. 2019년 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협의에 따라 3세대 실손보험 계약자의 보험료를 1년간(2020년) 9.9% 할인해 주기로 한 조처다. 당시 보험업계는 대규모 적자를 본 1세대 실손보험과 2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평균 9.8~9.9% 인상하는 대신 2017년 4월부터 공급된 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9.9% 할인하기로 금융당국과 협의했다. 이 조처는 1년간 한시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해를 넘겨 지난해까지 적용됐다.

안정화 할인이 결정될 2019년 당시만 해도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상품보다 높은 3세대 실손의 손해율이 101%로,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계속 악화되면서, 지난해 9월 말엔 112%까지 상승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는 안정화 할인을 종료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했고 당국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 때문에 올해 3세대 실손보험료는 8.9% 인상되게 됐다.

9. 새로 꾸린 정책협의체 역할은

실손보험이 건강보험의 보완재다 보니 정부 차원에서 보건당국과 금융당국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지난 19일 발족한 ‘지속 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는 실손보험 정상화를 위해 꾸려졌다. 2017년 출범한 ‘공·사 보험 정책협의체’가 겉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협의체는 문재인 케어 실시에 따른 실손보험 반사이익 효과를 파악한 뒤 실손보험 보험료 인하에 나서겠다는 취지였다. 2018년 보험회사들은 손해율 증가를 근거로 두 자릿수 보험료 인상을 요구했는데 금융당국은 6.15%를 차감한 인상률을 반영토록 한 바 있다.

문재인 케어 풍선효과로 보험회사들의 실손보험 손실 규모가 오히려 급증하고 있는 상태에서 반사이익을 운운하는 공·사 보험 정책협의체는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 기획재정부 등은 ‘지속 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를 띄웠다. 실손보험 제도가 지속성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 비급여 진료 관리 강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공·사 보험의 역할 재정립 노력, 보험사기 예방 노력 강화 등을 주기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다만 공보험을 주관하는 보건복지부의 불참으로 출범부터 삐걱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 보험사들의 반응과 전망은

금융당국과 협회의 노력에도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속출했다. 지난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신규 판매를 중단한 보험사 14곳 가운데 전환용 4세대 상품을 제공하는 보험사는 ABL생명, 신한라이프, 동양생명, KDB생명 등 4곳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0곳은 전환을 거부하거나, 아직 구체적인 전환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입한 보험사에서 4세대로 전환시켜 주지 않으면 기존 1~3세대 가입자는 해지 후 4세대 실손보험을 제공하는 다른 보험사에 새로 가입해야 하는데 최근 실손보험 가입 심사가 까다로워 50대 이상은 받아 주지 않는 경향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기존 상품의 손실이 워낙 크다 보니 신규 가입자들은 점점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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