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100년 넘어가도 민족의식 남을까…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분단의 영구화”

  • 문화일보
  • 입력 2022-01-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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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인터뷰 -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통일론은 허상”


“북한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도 희박하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단의 영구화입니다.”

안드레이 란코프(사진·59) 국민대 교수는 통일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이같이 답하며 “분단 100년이 넘어가게 되면 그때까지 민족의식이 남아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김정은 체제 초반까지만 해도 흡수통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학자 중 한 명이었다. 김정은 체제의 시장지향 개혁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고, 정권 붕괴란 ‘만일의 사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했다. 김정일 체제 말기와 김정은 체제 초반 북한 체제의 요동이 심했다. 당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저에도 흡수통일 대비가 깔려있었다. 란코프 교수는 “2017, 2018년까지는 조만간 통일될 가능성을 봤지만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란코프 교수는 북한 연구에 ‘미·중 갈등’을 더 큰 변수로 뒀다. 그는 “미·중 갈등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도 있는데, 중국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생각하고 혁명이나 쿠데타를 예방할 것”이라며 “중국은 흡수통일을 가로막을 능력과 의지가 있어 필요할 경우(북한 내 혁명·쿠데타 발생 시) 파병까지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내에서 통일을 지지하는 여론이 크게 줄어든 것도 란코프 교수가 남북통일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문화일보가 지난해 10월 엠브레인퍼블릭의 웹 조사 방식으로 조사한 세대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북통일의 필요성을 묻는 문항에 50대(64.6%)와 40대(63.2%)에서는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더 높았지만, 20대 응답자의 55.8%, 30대 52.4%는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란코프 교수는 “민족 정체성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생길 수도 있고 막을 수도 있고 무너질 수도 있다”며 “남과 북이 서로를 분단국가로 보는 것은 사람들의 (민족 정체성) 인식 때문인데, 분단의 시대가 길수록 이런 공유의식은 약해진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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