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길종갑, 두류산 풍경(부분), 267×940㎝, 캔버스에 아크릴, 2022
우리가 사는 이곳이 백두의 정기가 서린 땅이 확실하다. 백두산이 우리 것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 맥이 남쪽으로 뻗어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땅은 좁아도 사람들의 에너지와 스케일, 대범함이 주변국들과 비교 불가다.
그릇의 크기는 올림픽 같은 경기에서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지 않던가.
강원 화천의 화가 길종갑의 그림들은 그 정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들이다. ‘두류산(頭流山)’을 그릴 때 백두의 동생에 걸맞은 웅장한 표현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과거 수묵화로 여러 화가에 의해 그려진 바 있는 곡운구곡(谷雲九曲)을 두른 두류산.
전통의 토대 위에 현대적 안료로써 날것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화면 스케일은 상상을 초월한다. 외경의 심상과 숭고의 기운을 담기 위해서는 물리적 크기가 절실하기에, 그렸다 하면 10m를 넘나든다. 그런 거대한 화면에 끓는 듯한 붉은 산의 위용은 눈부시다 못해 위협적이다.
자세히 보면 개미 같은 크기의 사람들이 보인다. 호연지기를 주식으로 삼는 사람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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