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年평균 150달러 땐 경상수지 25년만에 적자”

WTI·브렌트유 100달러 눈앞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물가, 경상수지 등 거시경제 지표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8달러(1.4%) 오른 배럴당 92.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1.70달러(1.9%) 상승한 배럴당 91.9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최고 5% 이상 오른 배럴당 96.00달러에 거래됐다. 영국 런던에서 거래된 4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장중 전장보다 6% 이상 오른 배럴당 99.44달러까지 올랐다.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다. 3월물 천연가스 가격도 장중 100만 BTU(열량단위)당 4.8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한 달간 17%가량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23일 문화일보가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이 경우 우리나라 거시경제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올해 경제성장률을 0.6%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에는 1.8% 상승 압력이 발생하고, 경상수지에는 833억 달러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획재정부의 올해 경제 전망치에 대입하면, 올해 성장률은 2.5%,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0%, 경상수지는 83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108억1150만 달러 적자)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고, 대외 신인도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국이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전환할 경우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현재대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