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역망 ‘러 퇴출작전’… 美, 원유 전쟁 이어 高관세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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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무역 제재 등 법안 추진
관세 3%→33%까지 올릴수있어
법 통과돼도 바이든 서명 불투명

WTO 제명은 실현 가능성 낮아
유럽 참여없이 독자 금수 할수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례없는 고물가 상황에서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카드를 거론, 국제유가 상승세를 감안하고서라도 러시아를 옥죄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미 의회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에 더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양국과의 기존 무역 관계를 중단하고 양국으로부터의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내용의 초당적 법안을 마련,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고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상원의 론 와이든 재정위원장(민주)과 마이크 크레이포 간사(공화), 하원의 리처드 닐 세입위원장(민주)과 케빈 브레이디 간사(공화) 등 조세 및 무역 관련 입법에 관여하는 양당 핵심 인사 4명이 이 법안에 합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무역 정책을 관할하는 의회의 지도부로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비양심적이고 부당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이에 개입한 벨라루스에 책임을 묻기 위해 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할 것을 약속한다”며 해당 법안의 의의를 알렸다. 유럽과 달리 미국이 수입하는 원유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로 미미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수입 금지 조치는 보류해 왔다. 규모가 작더라도 백금, 철, 비료 등 특정 산업에 핵심적인 재료들의 주요 공급처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법안이 상·하원 전체회의까지 통과한다 해도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서명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對)미 수출 시장에서 러시아의 순위는 40번째(2019년 기준) 정도로, 금수 조치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하리란 우려도 나오지만 유럽의 동맹국들이 이에 합류할 경우 경제적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유럽의 참여 없이 독자적으로 금수 제재를 단행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면서 “한국과 일본이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의회 법안에 담긴 관세 인상 조치의 경우 러시아산 상품에 대한 평균 관세를 현재 3% 수준에서 약 33%까지 올릴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러시아를 제명시키는 조치의 경우 164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모하메드 사누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전 세계는 러시아의 원유 생산 능력을 대체할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국제유가 추가 상승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