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지며… 환율 장중 123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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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선호 현상 커지며
달러 사자 행진 계속 이어져

다우 등 美 뉴욕증시 폭락
코스피도 장중 2600선 위협

원·달러 환율이 지정학적 위험에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로 8일 오전 장중 1230원대를 넘어섰다.

코스피도 이날 오전 하락세로 출발, 2600선이 위협받고 있다. 간밤에 미국 뉴욕증시는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폭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 현재 환율은 전장 대비 7.60원(0.62%) 오른 1234.70원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4.90원 오른 1232.00원에서 출발해 개장 초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이 장중 1230원대를 돌파한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 말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스태그플레이션 화두가 재부상한 데 따른 글로벌 리스크 오프(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 달러 선호 현상 등의 영향으로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3.10포인트(0.49%) 내린 2638.21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1.28% 내린 2617.33에서 출발해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장 직후 한때 2605.81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45억 원, 211억 원을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시장 불안에도 1771억 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13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는 급등세를 보였다가 오름폭이 축소됐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2달러(3.21%) 상승한 배럴당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다. 러시아 원유 수출 관련 제재 소식이 알려지면서 WTI 가격은 한때 12.81% 오른 배럴당 130.50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7.42포인트(2.37%) 하락한 32817.38로 장을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7.78포인트(2.95%) 떨어진 4201.0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82.48포인트(3.62%) 밀린 12830.9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영역에 진입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S&P500지수도 이전 고점 대비 12% 이상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점진적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 중이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계산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금리를 너무 가파르게 올릴 경우 인플레이션을 잡을 순 있겠지만 전쟁으로 불안에 휩싸인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과잉 유동성을 해소하려 하고자 하는 중앙은행들의 계획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