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 임기 말까지 ‘캠코더 알박기’ 최악의 인사 농단이다

임기가 두 달도 안 남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에 ‘알박기 인사’를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소위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출발부터 걸림돌이 될 게 뻔하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청와대에 알박기·낙하산 인사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실제로 능력이 출중한 인사라도 다음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데, 도저히 적재적소 인사라고 보기 힘든 경우가 수두룩하다.

지난 10일 임찬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 한국가스안전공사 상임감사에, 지난달 25일엔 김해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명수 씨가 한국남부발전 상임감사에 각각 기용됐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공기업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데, 대부분 억대 연봉을 받는 감사 직책은 ‘신도 모르는 자리’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권력에 기댄 인사들이 노리는 자리다. 최근에는 또 윤도한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한국IPTV협회장에, 시민단체(녹색연합) 출신으로 대표적인 탈원전 인사인 김제남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재취업했다. 윤 전 수석은 업무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3년 취업제한’ 예외가 인정됐고, 특히 김 전 수석은 새정부의 원전 활성화와 정면충돌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결국 임기 막판 자리 챙기기 외에는 설명하기 힘들다.

20조 원 규모의 뉴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이 이사진을 선임하려고 했다가, 뉴딜펀드 전면 개편을 계획 중인 인수위에 의해 제동이 걸린 일도 있었다. 이미 총 350개 공공기관 중 67%인 234곳의 기관장 임기가 2023∼2024년이어서 한 지붕 두 가족 같은 동거가 예정돼 있다. 공기업 인사가 대통령 임기를 따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낙하산·알박기 인사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선임·임명 과정의 비리 여지도 짚이는 인사 농단의 극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