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산 위기 몰린 쌍용차…민노총과 文정권이 ‘공범’이다

법정관리와 대주주 변경을 반복하던 쌍용차가 또다시 생사의 기로에 섰다. 쌍용차 사태는 멀리는 1997년 외환위기, 가까이는 2009년 법정관리와 ‘옥쇄파업’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질은 경쟁력 없는 기업과 강성 노조, 무책임한 정치권 개입이 악성 결합해 기업 청산이라는 막바지 위기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M&A 투자 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법원에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을 수 있는 10월 15일까지 신뢰할 만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청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쌍용차는 현재 20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전기차 경쟁은커녕 독자 생존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해 새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쌍용 그룹 파산 뒤 주인이 대우 그룹, 중국 상하이자동차, 인도 마힌드라 그룹으로 바뀌는 동안 쌍용차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보다 노사 분규로 시간을 허비해 왔다. 정부와 정치권 개입도 문제를 악화시켰다. 2009년 상하이차가 쌍용차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 노조는 77일간 옥쇄파업을 벌였다. 당시의 노조 위원장이 후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된 한상균 씨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직접 마힌드라 회장에게 해고 노동자 복직을 요구했으며,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중재를 명분으로 개입했다. 쌍용차 몰락에 문 정권과 민노총이 사실상 공범 역할을 해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쌍용차는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10년 이상 허송세월하면서 경쟁력이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네티즌 여론도 “지원 받아 조금 살아나면 또 파업할 것” “민노총이 인수해 노조 천국을 만들라”는 의견 일변도다. 주가 조작 의혹도 넘친다. 쌍용차 문제도 문 정권이 새 정부에 떠넘긴 또 하나의 짐이다. 청산이든, 회생이든, 어떤 경우에도 더 이상의 공적 지원은 없어야 한다.